■ 일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 강릉 출신 심은경
“도쿄신문 사회부기자 열연
과분한 평가 실감 아직 안나
고향 강릉은 아름다운 곳”

▲ 영화 신문기자 스틸컷.
▲ 영화 신문기자 스틸컷.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코로나19로 얼어붙은 한국 영화계에 강릉 출신 배우 심은경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일본영화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다.1978년 일본 아카데미상 제정 이래 한국배우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은 최초다.수상소식이 알려지자 VOD서비스에서 역주행 열풍이 불고 CGV를 비롯한 국내 영화관들이 재개봉,도내 극장에서도 볼 수 있다.

▲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심은경.
▲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심은경.

심은경의 수상은 일본 영화사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일본 아카데미에서 반정권 소재 영화가 3관왕을 차지한 데다 역대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 중 최연소이기 때문이다.이에 앞서 심은경은 이 작품으로 제74회 마이니치 영화콩쿠르 여우주연상,제34회 다카사키 영화제 여우주연상,타마 시네마 포럼 최우수 신인여우상 등도 수상했다.


심은경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처럼 잇따른 낭보에 대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그는 “참여하는 작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임하고 있는데 너무 높은 평가를 받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실감이 잘 나지 않아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앞으로 주어진 작품을 더 열심히 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라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 ‘신문기자’는 아베 정권에서 벌어진 사학 스캔들을 모티브로 국가와 저널리즘의 이면을 비판한 작품이다.도쿄신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동명 자전에세이가 원작이다.심은경은 극중 국가가 감추려는 진실을 파헤치는 한·일 혼혈 출신 사회부 기자로 분했다.일본인을 완벽하게 연기한 특출한 소화력은 국적을 초월했다.새로 배운 완벽한 일본어 연기로 틈새없는 몰입감을 선사해 호평받았으며 특히 내면의 감정변화를 눈빛으로 세밀하게 표현했다.전작에서도 그래왔듯이 자세부터 의상까지 철저한 캐릭터 분석을 통해 몰입감을 더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영화의 실제 모델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도 그의 연기에 감탄했다.특히 고양이 등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일하는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 것을 가장 인상깊은 점 중 하나로 꼽았다.심은경이 도쿄신문 견학 당시 봤던 기자들의 굽은 자세와 거북목을 보고 그대로 표현한 것.이소코 기자는 “의문과 의심을 끝까지 파헤치는 집념과 이를 관철시키려는 모습이 닮았다”고 했다.심은경은 “인물의 배경과 성격에 적합한 움직임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이번에는 담담하고 꿋꿋한 성격을 감정을 눌러가며 표현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잘 봐주신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전라도 출신 배우 아니냐는 질문들을 받기도 했다.영화 ‘써니’와 ‘수상한 그녀’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맛깔스럽게 구사했기 때문.이때마다 그는 강릉이 고향임을 밝혀왔다.10살 때까지 강릉 율곡초교를 다니다 서울로 전학간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역 탤런트로 데뷔했다.이후 2006년 KBS 드라마 ‘황진이’에서 어린 황진이 역을 맡았는데,강릉 선교장에서 첫 촬영을 하면서 등장부터 눈길을 모았다.영화 ‘궁합(2018)’에서는 같은 강릉 출신 배우 연우진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심은경은 “어린시절 살았던 강릉을 떠올리면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생각이 든다.이따금 강릉에서 먹었던 감자 옹심이와 막국수가 먹고 싶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다른 연기변신을 꿈꾸고 있다.심은경은 “기회가 된다면 지금까지 해 보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여러 장르에 적응하는 배우가 되어 많은 관객과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이어 “앞으로도 작품 하나 하나에 정성과 진심을 담아 작품에 도움이 되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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