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우 개인전
갤러리 툰서 19번째 개인전
유채물감으로 새로운 도전
■ 최찬희 초대전
지친 이에게 위로 ‘겨울과 봄 사이’
예담 더갤러리서 신작 만날 수 있어

[강원도민일보 김여진 기자]그래도 온다.나른한 몽상의 계절이.외출해 볼까,그냥 참을까,하루에도 몇 번씩 뒤바뀌는 생각.봄눈과 봄비와 봄볕이 뒤섞여 내리는 이주의 하늘 같다.어쨌든 봄.바이러스 기세에 바짝 움츠렸던 갤러리들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푸른 새싹처럼 캔버스 위에 차곡차곡 겨우내 심어진 따뜻한 그림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마스크 단단히 하고.




■ 정현우 개인전 ‘봄날의 몽상전’

양구 출신 정현우 작가의 열아홉번째 개인전 ‘봄날의 몽상’이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3층 갤러리 툰에서 오는 24일 개막,내달 12일까지 열린다.서양화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낙타 연작 10여점을 포함한 신작 50여점을 선보인다.당초 3월 한 달간 열 예정이었던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연기됐다가 뒤늦게 선보이게 됐다.정 작가의 개인전은 지난 해 2월 당시 ‘창고대방출’이라는 독특한 기획으로 그간 보관했던 작품들을 내놓은 이후 약 1년만이다.매년 두어 차례씩 개인전을 가져오던 이전 해에 비해 간격이 길었다.

대신 지난 1년간 새로운 회화적 시도를 해 왔다.그간 써 오던 아크릴물감에서 유채물감으로 바꾸면서 적응기도 보내고 있다.그런 과정과 흔적들을 이번 개인전 작품들에서 엿 볼 수 있다.

정 작가는 “뭘 어떻게 그려야 하나 아직도 캔버스 앞에만 앉으면 막막하다.보이는대로 그리는 풍경화가였다면 이런 고민은 안 해도 됐을 것이다.심상을 그리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고통”이라며 “추억과 꿈을 섞어 만들어 내는 가공의 아름다움이 그림이라고 여기는 한 벗어날 수 없는 질곡”이라고 했다.제1회 평창비엔날레를 비롯한 단체전 다수에 참여해 온 그는 시화집 ‘새들은 죄가 없다’와 그림엽서집 ‘꽃과밥’ 등 책 6권을 냈고,2014년 초등학교 교과서에 동화 일러스트 ‘도깨비랑 수수께끼 내기’가 수록되기도 했다.

오프닝 파티는 24일 오후 4시 30분 열린다.

■ 최찬희 ‘겨울과 봄 사이’

예담 더갤러리 초대전으로 최찬희 작가의 전시가 오는 30일까지 열린다.4개의 그림을 연결한 20호 크기의 작품 ‘겨울과 봄 사이’를 비롯해 서양화 15점을 볼 수 있다.지난 해 최 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동산면 구암갤러리에서 열었던 개인전 작품들과 신작들을 함께 전시한다.

코로나19로 전시초대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크지 않은 갤러리인만큼 소담하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붐비지 않고 조용한 공간에서 차 한잔과 함께 움트는 생명과 따뜻한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최 작가는 “모두 마음이 어려운 시기다.인생에도 봄을 기다리는 춥고 힘든 시간이 있는 것처럼 요즘이 그렇다.그런 시간을 지나가는 것에 대해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쉬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가노트의 글귀는 바이러스와의 긴 싸움으로 지친 이들에게 위안을 준다.그는 “우리네 삶에 어둠과 밝음이 있다면 내 그림은 밝은 하늘 밑에 서고 싶다.삶의 긴 여정 속에서 기어이 만날 수 밖에 없는 병고,이별,육신의 쇠락,악의 유혹,죽음에의 두려움까지도 맑고 순하게 헹궈서 햇살 아래 널어놓고 싶다”고 했다.

최 작가는 한국미술협회와 춘천뿌리전,한국·춘천가톨릭미술협회,춘천여성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중이며,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춘천미술상 창작상을 수상했다.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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