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방한한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샤프앤드돔(MSD)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은 “한국이 평균 수명 90세를 넘는 최초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미 평균 수명이 82.7세를 찍었고,이런 추세라면 그저 덕담만은 아닐 것 같다.그는 전자 자동차 조선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한국이 제약과 바이오산업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한계 수명을 120세까지 한껏 늘려 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수명 90세 또한 머지않을 것이다.두보(杜甫)의 ‘곡강(曲江)’이라는 시에도 70세가 흔한 일이 아니라는 대목이 나온다.“조회에서 돌아오면 날마다 봄옷 저당잡혀(朝回日日展春衣)/매일같이 곡강에서 만취하여 돌아온다(每日江頭盡醉歸)/가는 곳마다 외상 술값이 있으나(酒債尋常行處有)/인생 칠십 산다는 것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人生七十古來希)”

아흔 하나가 되면 백세를 바라본다 해서 망백(望百)이라고도 한다.예기(禮記)에도 나이에 관한 기록이 보이는데,“50세는 몸이 쇠하기 시작하고 60세와 70세는 각각 고을과 나라 안에서 지팡이를 짚는다.90세가 되면 천자(天子)가 물을 일이 있을 때 직접 그 집으로 간다”라고 했다.섭생과 의료 환경이 크게 바뀐 오늘과는 물론 그 출발이 다른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지구촌이 난리다.방역과 치료에 전 세계가 전쟁 중이다.추가 감염을 막아내고 치료에도 성과를 내야 한다.지난 25일에는 포항의료원에서 97세 할머니가 완치 퇴원했다.이에 앞서 19일에는 서울의 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온 93세의 할머니가 13일 만에 정상을 회복했다.위험군으로 분류돼온 고령 환자들 중 완치자가 연이어 나온다는 것은 희소식이다.

지난 1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그 결말을 알 수 없다.우리나라는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다고 하지만,어떻게 표변할지 모르는 게 코로나라는 괴물이다.3월 한 달 개학을 미룬 각급 학교도 추가 연기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한다.그래도 봄이 완연해지고 있다.어르신들까지 이렇게 힘을 낸다면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좋겠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