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인제군 기린면 서1리 車福連씨(48)의 감자저장고 앞에는 하루종일 산림청 직원들이 들락거리며 감자를 실어 날랐다.

인제국유림관리소, 수원국유림관리소 등 북부지방산림관리청 산하 4개 관리소 직원들은 車씨가 야생조수 먹이용으로 기증한 감자 13톤을 관리소별로 3∼4톤씩 할당받아 다음날 내설악 등 10여개소의 산간지역에 뿌려 주었다.

값이 좋을 때는 7백만∼8백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감자였지만 車씨는 폭설속에 갇혀 먹지 못해 죽어가는 야생조수들을 위해 이를 산림청에 무상으로 기증하기로 했다.

1년에 1천여톤 이상의 지역 감자를 서울 도매시장에 내다 팔아주고 있는 車씨는 자신도 직접 4만여평의 땅에 감자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이다.

해마다 이만때면 감자값 하락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들을 위해 새로운 감자저장법을 연구해 오고 있는 車씨는 마사토를 활용한‘황토저장법’을 개발, 농업기술센터 등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의 저온저장고는 시설비가 많이 들지만 황토저장법을 이용하면 투자비가 거의 없는데다 신선도 유지 기간도 3∼4월까지 가능해 제주도산 햇감자 등과의 가격경쟁에서도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게 車씨의 주장이다.

車씨는 “헐값에 중간상인들만 배불리느니 차라리 배고픔에 떨고 있는 야생조수 먹이로 주는게 보람된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麟蹄/鄭然載 yjje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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