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규대출 축소 지시… 서민 내집마련 꿈 '물거품'

 금융감독원이 최근 창구지도를 통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한도를 제한하면서 은행권은 물론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내집마련의 꿈을 키워온 서민들은 직격탄을 맞고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각 은행에 '이달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을 5월 증가분의 절반이 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미 이달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지난달 실적을 넘어선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일부 시중은행은 금감원의 창구지도에 따라 더이상 신규 대출을 늘리지 못하게 돼 지난 22일부터 사실상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이들 은행들은 미리 협의된 대출건을 제외하고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7월로 미루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을 구입하기로 하고 잔금을 치를 일정을 잡아놨다가 갑자기 돈을 빌릴 곳이 없어진 고객들은 대출이 막히는 바람에 주택담보대출에 제한을 받지 않는 일부 시중은행 및 외국계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거나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을 기웃거리는 등 피해를 보고있다.
 농협 춘천시지부 대출담당자는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에게 이달에는 신규대출이 안되는 점을 양해시키고 가능하면 7월로 미루고 지켜보자고 설득하고 있다"며 "금감원의 조치로 인해 자칫 고객의 신뢰를 잃게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번 조치의 부당함을 질책하는 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열받은 서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주 어렵사리 내집마련 계약을 했는데 당장 계약금이며 잔금 생각에 앞이 캄캄하다"며 "부동산을 잡겠다는 규제책이 정작 나같은 서민에게 역풍으로 다가올 줄 몰랐다"고 분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이번 조치로 고객들이 일부 은행 또는 2금융권으로 몰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실제 수요층인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삼 chs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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