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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4월 12일 소련이 유인 우주선을 지구궤도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선시대를 연 쾌거였지만 패권을 양분해 온 미국을 격동시키는 요인이 됐고 본격적인 우주경쟁이 시작된다. 인류의 무한한 동경의 대상이자 상상력의 무대였던 달이 그 첫번째 목표가 된다.

“달에 간다는 것. 전 인류에 있어서 이보다 더 마음 설레는 계획은 다시 없다. 우리는 기어이 달에 가야 할 것으로 믿는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 달에 가는 것은 우주 비행사들뿐만 아니라 미국 전 국민이 가는 것이다. 온 국민이여! 합심하여 매진하자.” J.F 케네디 대통령이 행한 이 연설이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달 탐사는 미국의 자존심을 건 국가적 과제가 됐다. 그리고 9년 뒤인 1969년 7월 21일 미국은 인류최초의 유인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다.

우주경쟁이 본격화 되기 전만 해도 달은 시인묵객의 단골 화두였다. 중국에는 달에 대한 특별한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항아(嫦娥)라는 이리따운 여인이 있었는데 불사약을 먹고 몸이 붕붕 떠 달나라로 올라가 신선이 됐다는 이야기다. 항아의 전설은 중국 당대 최고의 시인 이백(李白)의 ‘파주문월(把酒問月)’이라는 시에도 등장한다.

“하늘에 달 있은 지 그 몇 해던가/ 잠시 잔을 멈추고 한 번 묻노니// 사람이 뉘라서 저 달을 잡으리/ 제, 도리어 사람을 따라옴을...// 하늘나라 선궁(仙宮)에 거울 걸린 듯/ 푸른 안개 걷힌 다음 밝은 그 빛깔!// 초저녁 바다에서 뚜렷이 솟아나/ 새벽이면 남 모르게 사라지는 것.// 봄 가을 여름 흰토끼는 약을 찧고/항아(嫦娥)는 외롭지 않으랴. 이웃이나 있는가?// 우리는 옛 달을 못 보았으되/ 저 달은 옛 사람을 비추었으리.(하략)”

시인이 노래했던 항아는 중국 ‘우주공정’의 상징이 됐다. 중국은 지난 24일 전설 속의 여인의 이름을 딴 달 탐사선 ‘창어(嫦娥)’ 1호의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 러시아 일본에 이어 4번째로 새로운 ‘우주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 브레이크 없는 중국의 무한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상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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