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수 강릉부동산 대표

   
경인수  강릉부동산 대표
어느덧 강릉 농촌에는 감자씨가 심어지고 야산에는 취나물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기사 강원도민일보 4월 18일자 19면 한미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점점 농민의 한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것 같더군요.

육체적으로 힘든게 농사인데 요사이 농민들은 무얼 경작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남이 안하는 것을 해야 그나마 돈이 되는데 마치 숨바꼭질이나 도박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무한경쟁 속에 농민들은 더 힘들어지겠죠.

농촌지역 농민은 왜 돈을 못벌까요.

왜 자식은 농사를 거들지 않고 서울로 떠날까요.

남들은 땅한평에 수천만원을 버는데 내 땅은 몇만원에 머물까요.

농민의 고민입니다.

조심스럽게 농민들이 가난한 이유를 가장 땅값 낮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봅니다. 전국적으로 바둑판처럼 경지정리된 논의 경우, 현재 평균 5만원선으로 평평한 땅으로는 가장 낮은 땅값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땅이 낮은 지가를 보이고 있는 것은 농사 이외에는 거의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집을 지을 수도 없고 농사를 지으려니 형편없는 농산물 값에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농촌 변두리는 규제가 많은 농림지역으로 대부분 묶여 있어 이 또한 개발이 어렵습니다.

그나마 개발이 가능했던 관리지역(옛 준농림지역)에는 최근 보전·생산·계획관리지역으로 나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어 절반 정도의 땅이 또다시 규제될 상황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관리지역 세분화가 안 될 경우, 모든 관리지역에 가장 규제가 심한 보전관리지역이 적용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농민들의 땅 대부분이 한시적으로 지가 하락, 자녀 학자금 충원 등 급전을 만들기 어렵게 됩니다. 이에 앞서 관리지역 전답의 경우, 이미 최소한의 농촌지역 상행위인 식당조차 불허가 처리되고 있습니다. 농지전용규제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미 FTA 발효에 앞서 농촌지역도 규제를 풀어야 기업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현 정부의 정책과도 균형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농사를 짓든지 맥도널드 가게를 차리단지 농촌지역 주민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만들어줘야 질풍노도처럼 다가오는 FTA의 한파를 이겨나가기 좀더 쉬울 것입니다.

혹 서울 명동의 유명 피자집이 건물을 헐고 농사를 짓는 일은 없을까요.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