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박미자 춘천 대영공인 대표

춘천지역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 상황 1= 1∼2년 전 입주를 시작했지만 입주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강변의 한 아파트. 몇 개월 전부터 주말이면 단지 내 분양사무소가 사람들로 북적인다. 동, 호수를 불문하고 분양 받겠다는 이들. 헐값에 전세까지 내놓겠다는 것을 보면 분명 실수요자는 아니다.

#상황 2= 남춘천 역사가 들어선다는 퇴계동 인근의 한 아파트. 지은 지 10년이 지나 주변 새 아파트에 비해 시세가 65%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를 사겠다는 문의가 잇따른다. 더군다나 두세 채를 동시에 사겠다는 사람도 있다.

동서 고속도로 조기 개통과 경춘선 복선전철 2010년 완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춘천지역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2000년 대 초 전성기를 구가했던 춘천지역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운 지도 벌써 3∼4년. 부동산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첫번째 상황에 언급된 아파트는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을 갖춘데다가 분양가도 최근 아파트보다 저렴했고, 현재는 분양가 이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집값이 저평가 됐다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자 수도권 투자자들의 타깃이 된 것이다.

두번째 사례에 언급된 지역은 지은 지 오래돼 집값은 떨어졌지만 학군과 생활 여건이 춘천에서 가장 좋다는 지역. 만약 교통망 개선에 따라 서울, 경기 인구가 유입된다면 가장 먼저 주택 수요가 증가할 곳이다.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위의 두 상황을 보면 춘천 시민들은 왠지 또다시 낭패를 볼 것만 같다. 도로망 개선 소식에 주택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봐도 이 지역 사람들은 아니어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춘천 내 실수요자들은 수도권 자금이 집값을 올려놓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구하게 될 것이 걱정된다. 만약 자신에게 정말 살 집이 필요하다면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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