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원 사회부
유통기한이 지나 동물 사료용으로 사용해야 할 ‘썩은 닭고기’가 군인들의 밥상에 올랐다. 썩은 닭고기는 공짜였다.

유통 기한이 지나 시판이 금지돼 타 업체 창고에 보관 중이던 것을 ‘대신 처리해주겠다’며 가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썩은 닭고기를 팔아챙긴 돈은 6억원. 대동강물을 판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솜씨다. 더욱 가관인 것은 군납업자들이 냉동 닭이 썩어 악취가 나자 물에 씻어 정육작업을 한 사실이다. 닭고기를 빨래쯤으로 여기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과 싸우는 일 외에는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되는 군인들이 군수품을 조달하는 아군 업체의 시커먼 욕심 앞에 속절없이 쓰러졌다.

업체만 탓할 일도 아니다. 군납을 책임지고 있는 축협은 도대체 뭘 했는지.

축협에서 제작한 군납용 상자에는 ‘축협은 우리 축산물 공급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전·현직 축협 간부들은 양계 농가에서 사육된 닭 대신 시중에서 사들인 냉동 닭을 납품하는 관행을 묵인한 뒤 수 천 여만원의 뒷돈을 받았다.

여기에 군의 형식적인 검수도 문제를 키웠다.

불량식품 제조 및 판매는 간접살인이다. 눈감아 주는 행위는 살인교사 행위와 같다. 먹을거리로 장난친 이들에 대한 검찰 구형과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gondor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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