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영 문화부 기자
“도립미술관, 짓기는 짓는 건가요?”

올해 초부터 본격 추진하기로 했던 도립미술관 건립사업이 입지 선정조차 못한 채 표류하자, 문화 예술인들이 인사말처럼 건네는 말이다. 말 속엔 “강원도에선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느냐”는 뜻이 깔려 있고, 서로 공감하는 표정을 짓는다.

지난해 도에서 발표한 야심찬 계획에 고무돼 펼쳐졌던 지역간 유치경쟁이 머쓱해질 정도로 사업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으니, 미술계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인들의 이심전심은 그럴 만하다.

그러나 문화계 일각에서는 “미술관 사업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은 어떤가”라고 자문한다.

도립미술관 설립과 발전방향을 위해 다양한 토론회를 벌이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도내 예술인들은 2010년 완공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모두 뭉쳐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저 원망만 하고 있을 뿐이다.

해당 부서 역시 “예전 혁신도시 선정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우선 지역 예술인들 간 서로 의견 조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예술인들에게 공을 넘기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이른 시일 안에 도내 예술인들을 모두 초청해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는 대답만 수차례다. 11월이 코 앞이다. 지난해 11월 도립미술관 설립을 위한 최종용역발표회를 열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도립미술관은 또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도민들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 금방 설립될 것 같았던 도립미술관은 ‘그리다 만 작품’이 됐다. 그 바탕엔 행정과 예술계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깔려 있다.

밑그림조차 제대로 그리지 못한 이 사업이 완성될 수 있을까. 도대체 누가 그림을 그려야 하나. jyp@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