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현

태백주재 기자
태백지역사회가 ㈜선명 계열사의 연이은 부도소식으로 시끄럽다.

지역주민들은 설마, 설마했던 부도설이 현실로 다가오자 믿기지 않는 표정이다. 재래시장 옷가게 상인부터 사채업자와 지역 건설업체까지 ‘선명’을 믿고 빌려준 쌈짓돈이 적지 않아 보인다.

불과 10여년전 태백에서 ‘선명아파트’를 히트시키며 고속 성장한 향토기업이었기에 파탄과정을 지켜보는 태백시민의 심정은 걱정 보다 실망감이 앞설 수밖에 없다.

사업확장이나 재투자 실패 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겪었다면 차라리 다행일 게다. 소위 ‘선명신화’를 일으킨 경영진의 국내·외 카지노 출입은 수년전 부터 지역사회 안팎에서 우려섞인 목소리로 흘러나왔다. 도박으로 날린 돈이 수십억이니 수백억원이니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오면서 금융권의 자금지원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정황상 선명 경영진은 부도 직전 돌연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짜여진 각본 처럼 지난 2006년 도내 종합건설 도급순위 2위까지 올랐던 H건설 사업주나 지난 해 국내 열 손가락에 들어가는 원주의 또다른 H 엔지니어링 전 대표의 해외도피와 유사하다. 이들 모두 무리한 주식투자와 도박으로 회사자금을 유용한 공통점이 있다.

기업경영은 항시 위험이 도사린 살얼음판이라고 하지만 부실경영 책임자의 연락두절은 지역사회를 두번 죽이는 꼴이라는 점에서 유감이다.

무엇보다 더 이상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선명과 관련된 억측은 자제해야 한다. 자칫 ‘연쇄부도설’의 루머로 인해 견실한 지역업체 마저 송두리째 흔드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다시한번 태백시민이 키운 정직한 기업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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