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정 사회부
27일 오전 춘천 중앙로의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10여명의 노인들이 최근 바뀐 승강장과 버스 안내 표시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한 노인은 “버스 번호판이 전광판으로 바뀐 후에 버스 번호를 도무지 알아 볼 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노인도 맞장구를 쳤다. “빠르게 지나가는 전광판 번호와 영어를 식별하지 못해 1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버스를 탔다”며 “노인을 배려하는 서비스정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무거운 짐을 바닥에 내려놓던 또다른 노인도 “장을 보러 나오는 노인들이 많은데 버스 정류장에 앉을 자리는 겨우 다섯 자리밖에 없었다”며 “노인들에게 버스를 타라는건지, 말라는건지 모르겠다”고 역정을 냈다.

춘천시청 홈페이지에는 “전광판이 번쩍거려 눈이 안좋은 노인들은 숫자를 알아보기 힘들다”며 “노인들이 버스번호판을 잘 볼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춘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버스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노인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시골노인들은 특히 “노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버스정보시스템”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시행되는 만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춘천시가 새로 마련한 버스 승강장과 정보시스템이 ‘외화내빈(外華內貧)’에 그치지 않도록 세심한 점검이 필요한 때다. leesj@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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