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영월군이 최근 명품도시를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문중과의 충분한 협의없이 충절의 고장 이미지에 부합하는, 80여년이 넘은 4대 문중 효자각과 열녀각·효부각 등 4동을 임의로 이전하는 사고를 쳤다.
당연히 관련 문중에서는 ‘자기네 멋대로 하는 행정’이라는 비판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문중에서는 이왕에 이전이 불가피할 바에는 자손들에게 본보기로 삼을 수 있는 위치 이전을 당연히 요구했다. 날이 갈수록 각박한 세태속에 당신들의 후손에게만은 내리 내리 효심을 일깨울 수 있는 지표로 삼을 것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절의 고장 영월군은 이를 저버렸다. 지난해 10월 단 한차례 4대 문중을 대상으로 장릉 조각공원으로의 일괄 이전을 타진했지만 무위에 그쳤을 뿐이다. 그 이후로 아무런 협의는 없었다. 충절의 고장 이미지를 무색케하는, 무성의한 행정의 극치를 보였다.
대신에 일방적으로 원래 위치 맞은편 산 밑에 4대 문중 효자각과 열녀각·효부각 4동을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이전했을 뿐이다.
문중에서는 그래도 영월군을 믿었다. “설마 추가로 아무런 협의없이 이전을 할라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듯이 결과적으로 단단히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제라도 영월군은 4대 문중을 일일이 찾아 뵙고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하는 것이 도리이다. 그 길만이 더 이상의 논란과 갈등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책임을 명심해야 한다. 충절의 고장 이미지를 되살리는 도정(道程)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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