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란

영동본부 주재 기자
5월 가정의 달이 맞벌이와 소외계층 가정에 부담을 가중시키며 그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선 초등학교가 근로자의 날(1일)을 시작으로 어린이날(5일)까지 단기방학을 실시했다.

일부 학교는 1일과 4일을 체육대회와 체험학습 등으로 대체하고, 6∼8일까지 ‘효도 체험’이란 명목으로 학교 재량휴업에 들어갔다. 취지는 좋지만 학교 측의 일방적인 일정을 쫓아가야 하는 학부모들로선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맞벌이 가정의 고민과 시름은 더욱 깊다. ‘어버이 날’을 맞아 ‘부모님께 효를 실천하라’는 취지에서 재량휴업일로 정했다지만 출근을 해야하는 부모들은 직장에서 집에 있을 아이들 끼니 걱정, 안전 문제에 편치 못할 하루가 될 수 밖에 없다.

저소득층 가정 역시 요즘같은 불경기에 나들이 등으로 비용 지출이 커지는 긴 연휴를 감당하기 버겁다.

강릉지역은 매년 상당수의 초등학교가 ‘단오 문화체험’이라는 명분으로 재량휴업을 실시한다. 단오장을 다녀온 ‘흔적’을 남겨야하는 오는 28일 단오날에도 맞벌이 가정은 물론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각 가정들은 또 한번 ‘전쟁’을 치러야할 판이다.

일선 학교와 교육 당국은 재량휴업 활성화를 통해 가족이나 지역의 문화활동을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체험학습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휴업 취지는 고사하고 출근해야 하는 부모 손에 이끌려 이곳저곳 낯선 곳에 맡겨져야 하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당국의 대안이 절실하다.

강릉/박경란 lany97@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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