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현

태백 주재기자
최근 태백시의원과 태백시 간부공무원 간에 벌어진 한밤의 ‘음주 추태’ 소식에 지역사회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시 현장목격자에 따르면 어린이날 휴무를 앞둔 지난 4일밤 태백 도심의 한 음식점을 발칵 뒤집은 폭언과 욕설은 도저히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행실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것도 모자라 육박전을 연상케하는 몸싸움과 유리잔 난동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광경이다.

이날 소동은 개인 모임도 아닌 양 기관의 공식 만찬 중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역주민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욱이 지역사회의 양대축인 태백시장과 태백시의회 의장까지 참석한 자리에서 난장판이 발생했으니 이게 무슨 망신인가.

소문이 확산되면서 지역사회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대체 누굴 믿고 태백의 희망을 기대해야 하는지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만취상태에서 벌어진 그날의 불미스런 사건은 어떤 이유에서든 그릇된 술문화에서 비롯됐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 태백시 간부 공무원의 주량은 무모함을 넘어 스스로의 격을 실추시킨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들에게는 상대방이 흥건히 취해야 만족하는 전근대적인 발상이 자리잡고 있다. 건전하고 진지한 대화는 간데 없고 ‘먹자, 마시자, 취하자’는 그들만의 리그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말로는 관광휴양도시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70~80년대 탄광도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아기 술문화가 이번 음주난동의 주범인 셈이다.

태백시와 시의회의 크고 작은 음주난동은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다. 어찌보면 상습적이다. 이 때문에 당시 술자리 동석자들이 자신들의 ‘음주파문’에 대해 책임을 전가하려는 억측이나 희생양을 만들려는 움직임은 낯두꺼운 행동이다. 무엇보다 술로 빚어진 예고된 망신이 지역사회 음주문화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사회지도층의 엄격한 자기절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마지막 경고임을 깨닫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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