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철

영서본부
“새로운 정황이 포착되지 않는 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수사를 종결합니다.”

지난 12일 춘천지검 원주지청에서 열린 기획부동산 관련 비리 수사에 대한 브리핑에 참여한 기자들이 “이번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검찰 관계자가 답한 말이다.

검찰은 지난 4월초 기획부동산업자들이 임야를 불법훼손한 후 전원주택을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이를 묵인하고 금품을 수수하고 있다는 취지의 첩보를 입수한 지 약 1개월여 만에 공무원 등 관련자 8명을 무더기로 적발하는 개가를 이뤘다.

특히 이번 수사를 전담한 검사는 하루에 2∼3시간 가량의 새우잠을 청하며 기획부동산업자와 세무공무원과의 유착관계, 공무원들 간의 학연 관계를 파헤쳐 부동산투기사범과 공무원 간의 구조적 비리 사슬을 확인했다.

기자들은 이번 수사의 발단이 된 원주시청 7급 공무원의 뇌물수수액이 수천만원대에 달하면서 내심 같은 부서의 간부급 공무원과의 상납고리를 밝혀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조경공사를 맡았던 업체 대표 등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대상자들에 대한 계좌추적만 했을 뿐 더 이상의 상납관계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지역사회에서는 해당 부서 고위 공무원과 업자의 해외여행설을 비롯해 도와 산림청 등 관계기관 공무원들과의 유착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만 정작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진척되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수사결과를 양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짧은 시간 내에 6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했다는 사실만으로 높이 평가받아야 하겠지만, ‘몸통은 없고 깃털만 남지 않았나’하는 의문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lawtopia@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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