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옥 사회부
며칠전 전염병 의심증세를 보인 철원의 한 여고생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한 전문의는 ‘성홍열이 의심된다’라는 진단을 내렸고 신종플루, 수족구병 등 각종 전염병이 난무하는 시점이어서 언론들은 ‘성홍열 의심 증세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며칠 지나지 않아 숨진 여고생과 같은 학교 학생 9명에게서 이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 학교측과 보건당국을 바짝 긴장시켰고, 주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그러나 철원군 보건당국은 “성홍열도 아닌데 왜 호들갑을 떨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느냐”며 언론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와중에 질병관리본부는 “3군 전염병인 ‘수막구균성 수막염’이 의심된다”며 “사망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다소 애매한 결론을 내렸다. ‘성홍열 의심 증세’라는 보도에 역정을 냈던 철원군 보건당국에 전화를 걸어 “‘수막염’도 ‘성홍열’과 같은 3군 전염병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해명이 가관이었다. “그건 정확히 모르겠지만 확실히 성홍열이 아닌 것은 맞지 않느냐”고 당당하게(?) 답변했다. ‘성홍열만 아니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철원군 보건당국의 태도에 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주민들의 건강권에 누구보다 신경써야 할 철원군 보건당국이 보인 행태에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성홍열과 수막염은 모두 3군 전염병이다.

철원군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대처했어야 했다. okisou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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