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배

영동본부 주재 기자
“관광 1번지라면서 시티투어 버스조차 운행되지 않는 게 말이나 됩니까.”

최근 비와 저온현상 등으로 해수욕이 어렵게 되자 계획을 바꿔 강릉의 관광지나 문화유적을 둘러보려던 피서객들은 시티투어 상품이 없다는 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릉시에 시티투어 상품이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시내버스 업계와 택시업계에서 이를 반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단오때 단오투어버스가 도입됐으나 운행 반나절만에 업계 반발에 부딪혀 멈춰서고 말았다.

강릉시의 담당부서도 “민원이 발생해 골치가 아플 것이 뻔한데 굳이 이런 사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시티투어버스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앞장서서 이를 추진할 필요는 없다는 태도다. 이렇게 강릉시가 대관령의 문턱에 갇혀 살 때 인근 속초시를 비롯, 우리나라의 주요 관광도시들이 앞다퉈 시티투어 상품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물론 지역에 몇 안되는 관광지에 유지비 비싼 관광전용 버스를 운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또 버스를 이용해 관광지를 돌아다니고 싶어하는 관광객이 얼마나 될지, 반발하는 업계의 참여방안은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관광·여행 패턴이 생태·문화·체험 관광으로 전환되고 있는 현실에서 강릉의 문화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 편하고 알기쉬운 강릉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관광도시’로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미래를 내다보고 필요한 사업이라면 인근 시·군과도 연계해 사업을 추진해 볼 일이다.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개발·제공하지 못하면서 ‘체류하는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구호는 허무할 뿐이다.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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