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현

태백 주재기자
제5대 태백시의회가 9일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 임시회를 종료한다. 이번 임시회는 6·2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코 앞에 둔 지난 1일부터 9일간 일정으로 태백시의 연중 주요업무와 집안살림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이같은 당초 목적과 달리 회기 중 의원들의 모습은 기초의회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모 태백시의원은 8일 건축과 등의 업무보고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해당 의원은 이날 도지사 출마를 공식발표하는 특정 후보의 행사장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 오전에도 대다수 시의원들이 태백농협 정기총회 참석을 이유로 업무보고 일정을 오후로 연기하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보였다. 이 뿐 아니다. 업무보고는 접어두고 본인과 관계없는 행사장을 둘러보며 ‘얼굴알리기’에 공을 들이는 의원들의 여유있는 표정은 무슨 자신감일까. 열흘간의 임시회 기간 동안 의회 본연의 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은 찾아볼 수 없었다.

태백시 모 공무원은 “업무보고 준비는 몇일밤을 지새워 했는데 20여분만에 편안하게 끝났다”며 “매번 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열리면 할 일이 없겠다”고 비꼬았다.

지방선거가 100여일 남겨둔 시기인 지라 정당 공천을 받기 위한 기초의원 입지자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풀뿌리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기초의회가 시민들의 눈총을 아랑곳하지 않고 유력정치인의 줄서기에 혈안이 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지난 4년간을 돌이키며 시민이 부여한 시의원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다시한번 뒤돌아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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