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은 정치부
‘영국인이 뽑은 가장 위대한 영국인’인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하원의원에 처음 출마했을 때의 일이다.

상대 후보는 과거의 한 모임에 그가 지각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늦잠 자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맹렬히 공격했다.

이에 처칠은 전혀 대수롭지 않은 듯, “아마도 나처럼 예쁜 마누라를 데리고 산다면 당신들도 일찍 일어나지 못할 겁니다”고 응수해 당선된 사례는 유명하다.

정쟁과 네거티브 선거전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처칠은 직설 화법과 정면 충돌을 피하면서도 상대방을 압도해 듣는 이로 하여금 금세 웃음짓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6·2 지방선거를 90여일 앞둔 도내 정치권에서 웃음기가 사라져 가고 있다. 상대를 밟아야 내가 산다는 식의 네거티브 여론전으로 빠져들면서 선거판이 갈수록 삭막해 지고 있다.

300만 도민들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웃음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원하고 있다. 또 정쟁이 아닌 축제의 장으로, 가뭄 끝의 단비같은 상쾌함과 여유있는 해학의 정치를 보고 싶어한다.

새삼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23일 별세한 양구 출신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 씨가 암울했던 시절에도 국민에게 큰 웃음과 행복의 미소를 선사했던 것처럼, 배삼룡 씨의 피가 흐르는 강원 정치인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pj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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