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평창 고랭지 채소밭을 가다
밭고랑 곳곳에 폐기
출하 급감 손해 막대

▲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김모씨가 무름병이 만연해 썩어가는 배추밭을 둘러보고 있다. 평창/신현태

“계속되는 장맛비로 배추가 몽땅 망가져 엄청난 손해를 입었습니다.”

17일 간간이 내리는 빗속에서 해발 700m에 위치한 고랭지 채소 주산지인 평창 진부 하진부리.

고랭지 채소 주산지답게 산등성이 곳곳에 있는 배추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본 배추는 짙푸른 잎 대신 배추 무름병으로 회색으로 변해 상품으로 가치를 잃었다.

특히 대화면 대화리 등 준 고랭지역의 일부 배추밭은 파종한 배추가 제대로 생장하지 못하자 농업인들이 절반쯤 자란 배추를 뽑아 밭고랑에 폐기한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배추 무름병은 30도 이상의 고온에서 세균이 침투해 뿌리와 줄기 부분이 부패하는 병으로 최근 계속된 장맛비로 인해 방제시기를 놓쳐 평창지역 고랭지와 준고랭지 배추밭이 말 그대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더욱이 장맛비로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배추밭은 배추 뿌리가 물에 잠겨 뿌리 썩음병까지 나타나 농업인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1만3000여㎡에 배추를 재배한 농업인 김모(52)씨는 지난 5월 말 파종해 출하기를 앞둔 배추가 장맛비로 방제를 못해 무름병으로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상품성을 잃고 썩어가 큰 손실을 입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대화면 개수리 지역 2만3000여㎡에 배추를 재배해 최근 출하하고 있는 최모(53)씨도 전체 면적의 30% 이상을 무름병으로 인해 폐기처분했다.

최씨의 경우 김치공장과 납품계약을 하고 배추를 재배해 1㎏에 400∼440원에 납품하고 있으나 무름병으로 폐기되는 배추가 늘어나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

최씨가 정상적으로 배추를 수확할 경우 5t트럭 30대 정도를 수확할 수 있으나 배추가 망가지면서 17∼18대 정도를 출하하는데 그칠 전망으로 2800여만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최씨는 “고온에 이어 계속되는 장마로 배추 무름병을 방제할 시기를 놓치며 병이 만연해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며 “집중호우가 이어져 배추 출하작업도 지연돼 막대한 손해를 보게 생겼다”고 한숨지었다.

한편, 평창군내에는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1003㏊에 배추가 재배돼 봄배추는 출하가 마무리되고 최근 들어 고랭지 여름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있다.

평창/신현태 sht9204@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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