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폭염속 개학 남춘천중을 가다
학생은 땀에 젖고 교사는 수업 포기
학교 전기료 부담 냉방기 가동도 찔끔
집중 안돼 짜증만 “수업이 너무 힘들다”

▲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3일 개학을 한 남춘천중 학생들이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수업을 받고 있다. 이진우

“펄펄 끓는 찜통교실에서 수업하는 교사도, 수업을 받는 학생도 힘겹습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엄습한 가운데 12일 개학한 춘천을 비롯한 도내 각 지역의 중·고교 구성원들이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폭염이 이어지자 이날 일부 학교는 4~5교시까지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오전부터 ‘가마솥 더위’가 시작돼 교실은 금방 찜통으로 변했다. 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학생들은 아우성을 쳤다.

이날 개학한 남춘천중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은 체육복 반바지를 착용하고 부채와 얇은 종이를 이용해 더위를 쫓았다. 그러나 긴바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상의부터 땀으로 흥건하게 젖었고, 이마와 콧잔등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교실에서는 23도에 맞춰진 천장형 에어컨이 가동되고, 교실 양쪽 벽에 부착된 선풍기 2대가 돌아갔다. 그러나 폭염에 37명의 학생들이 내뿜는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햇빛이 그대로 투과되는 창가에 앉은 학생들은 더위에 지쳐 책상에 쓰러졌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늘어지지 말고 수업에 집중해요”, “엎드리지 말고 제대로 앉으세요”라고 수차례 말했지만 기진맥진한 학생들에게는 ‘소귀에 경읽기’였다.

정영원군은 “너무 더워서 짜증이 나고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며 “에어컨을 틀어도 더운데 그마저도 쉬는 시간에는 바로 꺼버려 최악”이라고 토로했다.

한지웅군도 “공부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폭염 속 수업이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김명숙 교사는 “폭염 속에서 수업을 하다보니 아이들이 자꾸 늘어져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가동도 쉽지 않다. 일선 학교가 전기료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냉방기 가동 금지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이날 각급 학교에 폭염에 따른 등하교 시간 조정을 비롯해 임시 휴교, 개학일 연기 등 학사일정 조정을 재차 당부했다.

또 무더위 휴식시간제 운영, 체육활동 자제 등을 담은 폭염 대비 종합대책도 전달했다.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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