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희망 잃은 한우농가 가다
사육비용 620만원 선
산지가 600만원 그쳐 본전 못건져 폐업 고민
700만원 넘어야 ‘숨통’

▲ 박용호씨가 홍천군 동면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사육하는 한우에게 사료를 먹이고 있다. 박씨는 “한우개량과 철저한 사양관리 등 농가 스스로 노력해야 소값하락과 사료값 인상의 악조건을 극복 할수 있다”고 말했다.
“소값은 계속 하락하고 사료값은 인상되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우산업은 정말 희망이 없습니다.”

홍천군 동면 좌운리에서 한우 89마리를 사육하는 박용호(64)씨는 한우사육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다.

지난 85년부터 한우 70∼100마리를 꾸준히 사육하고 있으나 소값 하락과 사료값 인상이라는 2중고에 빚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사육 농가인 박씨는 홍천 동면지역에서 한우를 가장 많이 사육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제6회 전국 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늘푸름 홍천한우 프라자 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나 한우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사료값은 지속적으로 인상, 한우사육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

박씨는 최근 한우 9마리(30개월 거세우)를 5500만원에 팔았다. 1마리당 600만원꼴이다.

생후 5개월짜리 송아지를 250만원에 구입후 24개월 동안 먹인 사료값이 350만∼370만원이다.

한우 1마리 사육비용이 600만∼620만원인 셈이다. 인건비는 고사하고 전기사용료 등 각종 운영비는 한푼도 건지지 못했다.

2년 동안 고생한 보람도 없다.

이와 관련, 일부 한우농가는 본전도 건지지 못하고 빚만 늘어나자 자진 폐업했다.

박씨는 “한우 1마리에 700만∼800만원이 되어야 경영수지를 맞출수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박씨는 한우사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한다. 예전처럼 ‘언젠가 소값이 오르겠지’하는 막연한 기대심리에 기댈수 없고, 또한 정부 탓만 해도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최근 2012년 전국축산물품질평가대회 한우대상 수상자인 인천 강화군 김학수 농가를 롤 모델로 삼아 한우개량과 철저한 사양관리에 나섰다. 스스로 노력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박씨는 “주민을 보면 소가 반길 정도로 정성을 다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홍보를 강화해야 소비자들이 찾게된다”고 말했다. 홍천/권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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