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방부대 겨울나기 준비
식량 보급로 정비
초소 난방시설 설치
초병 경계근무 전념

▲ 전방부대는 이미 한 겨울이다. 전국에서 가장 추운 곳 중 한 곳인 인제지역에 위치한 12사단 군장병들이 영하의 추위속에 각 소초로 연결된 취수관로를 점검하고 있다.

기상청은 올 겨울이 유난히 춥고 긴 겨울이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국에서 가장 추운 인제 전방지역의 겨울나기 준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5일 오전 23년 전 기자가 복무했던 12사단 전방부대를 찾았다.

인제읍내의 기온은 영하 2도였다.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어서 든든하게 차려 입었어도 쌀쌀한 기운이 느껴졌다. 차량으로 한 시간여쯤 이동해 도착한 전방지역 기온은 영하 7도로 읍내보다 5도 가량 낮았다. 계곡부위엔 상고대가 하얗게 피어 눈이 내린 듯했다.

오전 9시30분쯤. 단결대대 ○○소초에 도착했다. 소초장 대신 부소초장이 나와 방문단을 맞았다.

전방 경계부대는 기름보일러를 이용해 난방을 하고 있다. 그래서 유류 보급이 월동준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12사단 지역은 지난 9월 일찌감치 시작해 지난달 중순쯤 전 지역에 유류보급을 마쳤다. 식량은 차량을 이용해 수시로 보급한다. 보급로는 전방도로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잘 포장돼 있다.

부소초장은 “아무리 많은 눈이 내려도 사흘 이상 보급로가 막히는 일은 없다”고 강조한다.

부대 관계자들이 전방부대의 최대 과제로 꼽는 것이 식수확보 문제. 경계부대 각 소초마다 취수관로가 연결돼 식수를 보급하고 있지만 겨울에는 아차하면 취수관로가 얼기 때문에 각별히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전방부대의 근무자들은 겨울이 되면 매일 3가지 작전에 투입된다. 경계근무, 그 다음이 취수작업과 제설작업이다. 취수·제설작업은 흔히 작전이라고 부른다. 생존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계병이 느끼는 가장 큰 애로점은 역시 추위.

경계병들이 경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각 경계초소에 난방장치를 갖춰 밖이 아무리 추워도 영상의 기온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초소 사면은 유리창을 설치해 바람을 막고 경계근무는 차질이 없도록 배려했다. 또 초소바닥엔 나무 팔레트를 설치해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고 있다.

이날 전방의 바깥기온은 영하 7도였지만 초소의 기온은 영상 3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일부 초소에는 커피포트와 보온밥솥을 비치해 경계병들이 커피와 따뜻한 주먹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을 갖춘 데에는 을지부대장의 의지가 컸다. 지난해 취임한 장경석 사단장은 전방철책지역 장병들이 경계근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 개선에 역점을 쏟고 있다.

초소에서 만난 박예찬 상병은 “초소의 방한 시설뿐 아니라 개인별로 특수방한 피복과 보온대까지 갖추고 있다”며 “경계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경계근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방지역은 ‘만의 하나 경계 누수’도 교차 감시할 수 있는 최신 경계 장비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주요 초소 등에 설치된 감시장비는 상황실 대형 모니터를 통해 100%이상 중첩 감시가 가능하고 적 침투시 조기에 박멸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의한 전투지휘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다른 어느 해보다 춥다라는 기상예보에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올라간 전방부대의 겨울채비는 완벽했다. 올 겨울 중동부전선 경계예보는 ‘맑음’이다. 인제/안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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