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스케이트 발전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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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명규 전 국가대표 감독(39. 한국체대 교수)이 오랜만에 춘천을 찾았다.
 9일 춘천의암실내빙상경기장에서 열린 제18회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배 쇼트트랙경기 관람차 방문한 전교수는 "춘천은 스케이트와 인연을 맺은 곳이자 모친(정하분씨)과 형(전찬규. 43. 회사원)이 살고 있는 사실상 고향"이라며 "앞으로 자주 들러 강원빙상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사였던 부친이 철원에서 교편을 잡을 때 출생한 전교수는 춘천으로 이사한 뒤 강원중 스케이트부와 서울체고 한국체대로 이어진 스포츠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국가대표를 거쳐 지난 87년부터 여자 쇼트특랙 국가대표 코치를 맡는 등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지난 2000년 단국대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의 스케이트 반력 변화에 따른 운동역학적 분석'이란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지난 7월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 모교 한국체대 체육학과 교수에 임용돼 새 인생을 걷고 있다.
 전교수는 지난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까지 15년간 대표팀을 맡았다. 금 11, 은 4, 동 4개를 획득하며 한국을 쇼트트랙 강국으로 끌어 올린 전설적 존재.
 전교수는 200만 도민들의 염원인 2010년 동계올림픽 평창유치 조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전명규 감독과 일문일답.
 ▲지난 7월 대표팀 감독을 사임한 배경이 궁금한데.
 15년간 대표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올림픽을 5번 참가하는 등 개인적으로 너무 장기집권한 것 같아 후배들에게 물려줬다.
 ▲대표팀 감독으로 보낸 지난 15년간을 돌아본다면.
 한번 써먹은 기술은 다음 경기에 다시 사용할 수 없기에 매 경기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좌불안석 같았다. 청춘이 빙판에 미끄러지듯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지나고 보니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지난번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사건' 때의 심정은.
 지금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서 심판의 오판이 나왔다는 사실에 스포츠인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특히 기성세대들이 어린 선수들 앞에서 보여주지 말아야 할 치부를 보인 것 같아 서글픔마저 든다. 그날 김동성도 밤새 잠도 안자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일로 국제빙상연맹(ISU)에서 오판 발생시 비디오 판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생겨 위안이 된다.
 ▲당시 물의를 일으켰던 미국 오노 선수를 평가한다면.
 헐리우드의 액션으로 부끄러운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세계정상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자질을 가진 선수다. 오는 18일부터 춘천의암방상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 월드컵 쇼트트랙 대회에서 진정한 '세계지존' 자리를 놓고 김동성과 승부를 겨루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불참해 서운하다.
이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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