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별

한국은행 강원본부

기획금융팀 조사역

지난 9월 홍콩 정부는 아시아 지역 비(非)이슬람 국가로는 처음으로 달러화 표시 이슬람채권(Sukuk)을 발행해 홍콩, 말레이시아, 두바이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이슬람채권 발행에 성공했으며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도 이슬람채권 발행을 위해 최근 로드쇼(road show)를 개최하는 등 이슬람채권에 대한 세계 각국 및 글로벌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슬람교 율법인 샤리아(Sharia)에 따라 발행되는 채권을 이슬람채권이라고 한다. 샤리아에서는 이자 지급을 금지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은 이자 대신 배당금으로 수익을 배분받는다. 즉, 특수목적회사(SPC)가 이슬람채권 발행으로 모집된 자금으로 매입한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차입자에게 임대해 얻은 임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의 형식으로 지급한다. 만기에는 특수목적회사가 자산을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원금을 회수해 투자자에게 반환하는 구조다.

많은 비 이슬람 국가들이 이슬람채권 발행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내년으로 예상되는 미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자금조달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금리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이슬람채권 시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자국내 이슬람 금융시장 활성화를 통해서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도 내재된 것으로 이해된다.

일본 및 다수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이슬람 채권 발행을 허용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상태이며 조만간 이슬람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도 이런 글로벌 흐름을 감안하면서 이슬람 금융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한 법적 또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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