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고품질 시래기로 지역발전 견인
설립 2년만에 수도권 5대 농협·대형업체 납품
즉석제품 개발·명품화·특성화 마을 건설 주력

▲ 박상준 펌프킨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이 양구 해안면 시래기 덕장에서 건조작업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내가 재배하는 시래기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라는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질 좋은 시래기를 생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청정지역인 양구군 해안면에서 품질을 최우선으로 시래기를 재배하는 농업회사법인 펌프킨 박상준(사진) 대표.

박 대표는 양구의 청정자연을 이용한 농산물에 매료돼 2012년 유통업체 펌프킨을 설립했다. 박 대표는 폭넓은 인맥과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2년여만에 직접 재배한 시래기를 수도권 5대 농협 유통점을 비롯해 전국의 대형유통업체에 납품시키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해하면서 “농업의 유통은 노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양구 해안면 일명 펀치볼에서 재배한 ‘청정 시래기’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지역민의 소득 작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양구 시래기는 8월 하순쯤 파종해 서리를 3회 정도 맞은 무청을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수확해 덕장에서 50여일 자연 건조해 만든다.

6·25전쟁 때 종군기자가 화채그릇(Punch Bowl)을 닮았다고 부르기 시작한 펀치볼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펌프킨은 일교차가 크고 토질이 좋은 고산지대인 이곳에서 청정 시래기를 재배하고 유통하는 기업이다.

펌프킨은 해안면 일대 30만여㎡ 면적에서 연간 72t의 시래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달 말부터 하루 6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시래기 수확 및 건조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지역 내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펌프킨의 시래기는 건조 기간 동안 펀치볼 지역의 낮에는 영상, 밤에는 영하의 온도가 유지될 수 있는 최적의 기후조건에서 건조된다. 낮에 생산된 영양소가 채 소비되지 못하고 축적되기 때문에 펀치볼에서 건조된 시래기는 자연 그대로의 맛을 유지하는 비법이기도 하다.

이처럼 펀치볼 시래기는 입소문이 나면서 수도권 대형유통점인 양재·창동·성남·수원·고양 하나로마트 5곳과 롯데마트 춘천·석사·수원권선·원주점, 동춘천농협, 춘천농협, 춘천축협 등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엔 이마트와 농협 안성물류센터에도 입점,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펀치볼에서 생산한 시래기를 먹어 본 소비자들은 직접 주문할 만큼 품질에서 인정받고 있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거래하는 고정 고객만도 1000여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강원그린박람회를 비롯해 각종 식품박람회나 농산물 홍보 행사에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양구의 청정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양구군의 특산물로 인정받으면서 직원들은 ‘명품 시래기’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시래기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삶는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젊은 세대 기호에 맞춰 빠른 시간에 먹을 수 있는 즉석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양구군 명품화 사업에도 포함돼 앞으로는 제2 공장을 양구 농공단지로 이전, 시래기 마을로 특성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펌프킨은 시래기뿐만 고사리, 도라지 등 국내에서 재배된 나물류 20여종도 함께 구입해 판매하고 있다. 고사리와 취나물 등 8종의 나물류는 60∼150g 단위의 소포장으로 판매, 핵가족시대의 편리성을 강조했다.

고사리, 취나물, 무말랭이, 호박, 가지 등 다섯가지로 구성된 건나물세트는 위생적으로 가공되는데다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져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펌프킨은 지난 해 35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전년 대비 20% 이상 상향된 매출달성을 목표로 전 직원이 한 마음 한 뜻이 돼 온 힘을 쏟고 있다.

또 펌프킨은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벤처기업으로 인증되면서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펌프킨은 앞으로 시래기를 기반으로 품목을 확대, 종합식품유통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현재는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의 역량을 펼쳐 보이겠다는 게 박 대표의 포부다.

박 대표는 인생도 시래기 재배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소비자 입맛은 계속 변하고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더 좋은 종자를 심어야 하고 출하될 때까지 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당장 힘들다고 주저앉지 말고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고 끈기 있게 노력하면 성공은 반드시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lawtopia@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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