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행자의 날’ 도로 안전 실태
보행신호에도 불구 차량 보도 질주 예사
인도 불법주차 빈번

▲ 보행자의 날인 11일 춘천시 약사·명동의 한 횡단보도에는 파란불이 켜져 보행자들이 건너는데도 신호를 무시한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횡단보도를 통과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진우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제정된 보행자의 날(11월 11일)이 올해로 5회째를 맞았지만 보행자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11일 오전 춘천시 온의동사거리. 파란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보행자들이 건너는데도 신호를 무시한 차량 2대는 보행자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횡단보도를 관통해 질주했다.

양쪽으로 마주서 있던 보행자들이 횡단보도 중간쯤에 다다를 때에는 배달 오토바이 여러대가 보행자들과 뒤섞여 불법 주행을 일삼았다.

또 파란불이 점멸 중임에도 불구 차량과 오토바이는 보행자가 지나가자마자 급가속을 일삼는 등 아찔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연출됐다.

길을 건너던 최윤석(41·춘천)씨는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부딪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신호등 바로 옆에 경찰이 있었지만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아 황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행자들이 이용하는 인근 인도의 경우에도 일부 차량들이 버젓이 불법 주정차를 일삼고 있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발생한 교통사고(8546건) 가운데 보행자 교통사고(1655건)는 19%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보행자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75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244명) 가운데 31%를 차지하는 등 보행자 사고의 경우 사고 발생 비율 대비 사망률이 타 사고에 비해 현저히 높다.

올해도 지난달 말 현재 1330건의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해 53명이 숨지고 1370명이 부상당했다.

보행 중 교통사고의 심각성은 이미 학계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영국교통연구소에 따르면 차량이 시속 48㎞로 사고를 낼 경우 보행자의 45%, 시속 64㎞에서는 85%가 사망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보행자 사고는 사망률이 매우 높아 보행 영역에서 만큼은 보행자의 안전이 침해받지 않도록 교통법규 준수가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며 “횡단보도 등지의 보행자 사고예방 활동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경식 kyungsi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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