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

경제팀 취재기자

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가 시작된 지난 1일 춘천 남이섬에는 동남아 관광객들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이날 하루 입장객 8500명 가운데 외국인이 절반 이상인 4500명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은 남이섬을 관광한 후 선착장이 있는 경기도 가평군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 서울과 경기도 숙소로 돌아갔다.

결국 남이섬을 운영하는 (주)남이섬과 닭갈비 식당들이 도로변을 가득채운 경기도 가평군의 배만 불려주고 돌아간 셈이다.

행정구역상 춘천시 남산면 소재지에 있는 ‘남이섬’이 ‘남의 섬’이 되고 말았다.

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로 대목을 보려던 도내 상인들이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서울 명동 한 백화점에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방문해 화장품을 집중적으로 구매,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소식은 도내 화장품 업계에 씁쓸함만 안겨줬다.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연휴 동안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10만명에 달하는 만큼 관광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본지 4월27일자 6면)에도 강원도와 춘천시는 요지부동이다.

관광패턴이 개별로 바뀌면서 이를 강제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대구는 주변 4~5개 지자체와 연계해 지역 여행사와 협약을 맺고 치맥축제 등 자체 투어상품을 마련해 운영중이고 독자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물꼬를 텄다. 경북은 만리장성 프로젝트. 충남은 아산의 온천, 화장품 등을 특화했다. 이들 지자체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외국인 관광객 눈높이에 맞는 전략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관광 패턴을 따라잡지 못하면 뒤처질 뿐이다.

과거 한류 열풍의 상징이었던 춘천 ‘준상이네 집’의 뼈아픈 실패를 강원도와 춘천시는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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