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도서 25시간 초벌… 도자기로 新 생활문화 창출
코일링 핀칭·가압성형 등 전문기술 사용
무게·질량 최소화 강도높여 실효성 제고

▲ 려우에서만 볼 수 있는 화분중의 하나로 보는 이의 기분을 아주 좋게 만든다하여 해피바이러스로 부르는 인형화분이다.
 

“도자기를 통해 역사를 계승하고 예술을 창조합니다.”

중국산 저가 도자기 수입으로 국내 도자기 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묵묵히 매출 신장을 기록하는 곳이 있다. 바로 춘천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 려우(대표 이상옥·사진)다.

려우는 ‘미려한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미려한 생활도자기 공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 도자기를 빚는 사람들은 유명 작가가 아닌 일반 주부들로 구성돼 있다.

도자기의 생활대중화를 위해 회원 10명이 모여 ‘예그리나’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려우에서 만든 도자기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공방에서는 도자기에 관심이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좌도 진행한다. 최근에는 주문물량이 크게 늘었다.

려우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는 코일링 핀칭,판성형 가압성형,전기물레성형 등 전문기술이 적용된다.

특히 찬기나 밥그릇,국그릇,커피잔 등은 물레성형을 통해 만든다.

이 대표는 “물레 성형뿐만 아니라 다른 성형방법에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며 “하지만 기물이 나올 때마다 늘 설렌다”고 말했다.

도자기로 빚는 식기류들은 무게가 많이 나가 사용에 불편함을 주지만 려우는 무게와 질량을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 실효성을 높였다.

려우의 도자기는 6단계에 걸쳐 제작된다. 재료를 수집하는 ‘취토’단계는 가장 신중한 작업을 요구한다. 도자기의 종류에 따라 흙을 채취하는 장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청자나 분청사기는 논바닥이나 낮은 산비탈,강가나 바닷가 인근에서 채취하고 백자는 산 정상이나 깊은 땅속에서 채취한다.

두 번째 단계는 ‘수비’이다.

점토나 사토 같은 도자기 원료를 잘게 부수고 물통에 담가 굵은 입자나 불순물을 체로 골라내는 작업이다.

도자기 형태를 만드는 세 번째 단계인 ‘성형’은 망치로 두드리고 공기구멍을 제거하고 점력과 강도를 높여가며 도자기의 기본 틀을 만드는 작업이다. 성형한 도자기는 충분히 말린 다음 900도 이상의 불에 25시간 이상을 초벌구이 한다.

▲ 양면을 사용할 수 있는 그릇으로 판성형과 코일링을 이용해 만든다.

초벌구이가 끝나면 표면을 잘 갈고 다듬어 각종 안료와 문양을 그리거나 채색을 한다. 이어 그림을 그린 후 도자기에 유약을 입히는 ‘시유’작업과 마지막 단계인 ‘본구이(재벌구이)’를 통해 도자기가 만들어진다.

려우는 도자기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는 한편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매년 위스타트에서 주관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위.아.자 나눔장터 바자회’에 참가해 판매 금액을 전액 기부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 장애우들에게 도자기 교육도 무료로 진행한다.

흙놀이 치료수업의 일환으로 장애우들과 함께 흙을 빚으며 소통하고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이 대표는 “생활도자기로 세상의 모든 식탁과 생활공간을 꾸미고 나아가 나눔을 실천해 따듯한 세상을 실천하는게 목표다”고 말했다.

박성준 kwwi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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