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 일부 5㎝ 강릉 0㎝… 영동 건조 비상
일부 저수지 영농철 적정 저수율 밑돌아

▲ 그래픽/조영길

‘눈없는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기상청의 적설 통계자료(2012~2015)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동안 춘천지역의 겨울철(12월~2월) 적설은 2012년 65.8㎝,2013년 42.7㎝,지난해 39㎝ 등으로 해마다 적설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지역은 2012년 27㎝,2013년 219.6㎝,지난해 25.6㎝ 등이다.

올 겨울 들어 춘천 등 영서 일부지역은 지난해 12월21일과 30일 등 두 차례만 눈(누적 적설 5㎝)이 내렸지만 따뜻한 기온 때문에 금세 녹았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2일 현재까지 적설량 ‘0’을 기록하며 눈다운 눈이 한차례도 없었던 강릉지역은 ‘눈(雪)의 고장’이라는 명성이 무색한 실정이다.

대관령은 지난해 11월 말과 12월 초에 두세차례 눈이 내리기는 했지만 이후 한달 이상 눈 구경을 못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겨울 상고대와 눈꽃 산행지로 유명한 능경봉∼대관령∼선자령 등의 백두대간 능선은 요즘 등산로마다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풀풀 날릴 정도 황량하다.

겨울철이 되면 보통 1m 이상의 눈이 켜켜이 쌓여 ‘설국(雪國)’으로 통하는 대관령이 눈 없는 겨울로 인해 겨울 풍경화를 잃은 상황이다.

대관령 고원의 정상부에 있는 용평과 알펜시아 스키장도 인공눈을 뿌려 개장한 슬로프만 흰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하얗다.

눈을 맞으면서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며 익어가는 대관령 일원의 겨울 황태덕장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눈 없는 겨울로 인해 동해안의 건조 비상 상황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강릉·동해·삼척·속초·고성·양양지역은 겨울 폭설기에 난데없는 건조경보와 주의보가 발효중이다.

겨울철 눈이 사라지면서 도내 일부 저수지는 올봄 영농철을 앞두고 적정 저수율(80%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 현재 홍천(32곳)지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73%로 지난해 같은기간(78.5%)보다 적다.

강릉(14곳)지역의 저수지도 지난해 (92.4%)에 크게 못 미치는 78.1%의 평균저수율을 기록 중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 관계자는 “적정 저수율 확보는 앞으로 비나 눈이 얼마나 오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13일 영서지역에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1~3㎝의 약한 눈이 예보된 것을 제외하면 오는 22일까지 도 전역에 눈 소식은 없다. 강릉/최동열·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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