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헌혈인구 급감 재고량 3.6일분 그쳐
말라리아 유행 철원 9년만에 헌혈 허용

   
▲ 도내 헌혈자가 급감하면서 혈약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4일 대한적십자사 춘천 명동센터 헌혈의 집에 헌혈자가 없어 썰렁하다. 서 영
   
▲ 그래픽/홍석범

최근 단체 헌혈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강원도내 원활한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주요 혈액은 적정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5일분까지 떨어지면서 급기야는 말라리아 유행지역인 철원지역에서 9년만에 헌혈이 허용되는 등 특단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14일 대한적십자사 강원혈액원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도내 적혈구 제제 보유현황은 O형 73유닛(1.5일분), A형 88유닛(1.7일분), B형 389유닛 (8.3일분), AB형 47유닛(2.5일분) 등으로 B형을 제외한 모든 혈액이 적정보유량(5일분)을 밑돌고 있다.

A·AB·B·O등의 혈액은 도내에서 하루 160유닛 정도가 소비되기 때문에 적정보유량인 5일분(800유닛) 이상의 혈액을 보유해야 하지만 현재 3.6일분 정도(597유닛)만 확보한 상태다.

특히 응급환자나 미숙아 등에게 주로 수혈되는 O형 혈액은 1.5일분 밖에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수술을 미뤘던 환자들이 최근 병원으로 몰리면서 혈액 수요가 급증한 반면 단체헌혈자는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단체헌혈자는 총 9378명으로 이는 지난 겨울철 같은기간(9993명)보다 615명이 적은 수치다.

원활한 혈액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말라리아 유행지역인 철원에서도 헌혈이 허용됐다.

철원에서 헌혈이 이뤄지는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9년만으로 오는 3월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이에따라 강원혈액원은 철원지역의 군부대와 주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헌혈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강원혈액원 최승인 운영팀장은 “그동안 혈액수급에 큰 문제가 없어 말라리아 유행지역까지는 헌혈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유독 혈액재고량이 부족한데다 헌혈량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아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며 “철원지역에서 채혈한 혈액은 말라리아 원충이 모두 사멸하는 14일 간 냉장 보관 후 검사를 거쳐 출고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도내 헌혈자는 총 14만9795명(개인 7만1158명·단체 7만8637명)이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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