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근 스님

속초시노인복지관장

며칠 전 속초의 한 오피스텔에서 70대 노부부가 숨진 지 6개월여 만에 차디찬 시신으로 발견됐다. 두 분 시신은 부패 상태가 심했고, 시신을 화장해 동해바다에 뿌려 달라는 유서가 발견됐다. 난 이 이야기를 듣고 너무도 가슴 아파 눈물이 났다. 막다른 골목에서 마지막 선택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것도 두 분이 함께 라니, 고독사도 아니고 무엇일까? 아마도 여러 가지 문제 중 가장 큰 부분이 빈곤문제라고 생각했다. 속초에서 노인복지에 몸을 담은 지 벌써 10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있는 나 자신이 문득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노인복지’를 외치며 하루하루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보내는 시간들이 그들에게는 무의미한 것일까? 문득 우리 복지관의 ‘찾아가는 서비스’중에 두 가지 특화사업이 생각났다. 어르신들로 구성된 자비전화봉사단과 사회복지사가 독거노인들에게 하는 국 배달 지원사업이다. 사회복지사와 자비봉사단 어르신들이 독거노인들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불편함이 없으신지, 건강하신지 체크하는 것과 따뜻한 국을 보온병에 넣어 전해드리는 서비스이다.

노인빈곤을 막기 위한 대책의 하나가 노인일자리 창출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지만, 그 작은 보수로 절대빈곤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또 다른 기초생활보장제도 역시 올바른 행정이 수반되고 있는지도 생각해보며, 문제점이 없는지 확실하게 한번쯤 체크할 필요성을 느낀다. 오피스텔에서 생을 마감한 그 두 분에게는 여러 가지 그런 서비스 체계에 들어오지 못한 것일까?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했다.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그들을 어떻게 바깥세상의 연계 선상에 드러낼 것인가?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관(官)과 민(民)이 하나가 돼, 그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가지도록 따뜻한 대화와 실질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100세 시대’로 향하는 우리 모두는 먼저 건강한 몸과 행복한 생각이 수반돼야 하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회적 안전예방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외롭게 생을 마감한 그 두 분을 위해 합장하며, 이 따뜻하고 좋은 봄날 화려하게 수놓듯 피어나는 개나리, 진달래라도 눈물 흘리고 그 두 분을 위해 목청 높여 그리운 노래 불러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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