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강원무형문화대제전 심포지엄

▲ 동해안 어촌무형유산 발굴 계승에 대한 심포지엄이 13일 속초 한화리조트 설악 에메랄드홀에서 열렸다.

강원도민일보와 속초시, 강원도무형문화재연합회는 13일 한화리조트설악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해안 어촌 무형유산 발굴 계승’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강등학 강릉원주대 교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동해안 무형유산의 연구 가치와 방법,전승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문화재청과 강원도가 후원했다. 각 주제발표와 토론 요지를 간추려 싣는다.

 

 

“어로문화·전통 지속성 결여 우려”

주제발표 ① 강원 영북 어촌신앙의 전승 실태

>> 장정룡 강릉원주대 교수

동해안 어촌신앙은 개인신앙,공동체 신앙,무속신앙,속신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강원영북지역의 어촌신앙은 풍요성,해원성,화합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풍요와 안녕의 기원적 신앙관,해원과 벽사의 공동체적 신앙관,화합과 상생의 통합적 신앙관이 반영된 전통문화유산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 어촌신앙은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동해안 어로문화,어촌신앙과 어업전통의 지속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발생하는 단계가 됐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동해안권 영북 어촌신앙에 대한 총체적이고 중장기적인 연구조사가 필요하다.

조사된 내용 가운데 강원도적인 특징을 강조할 수 있거나 역사성,학술성,전형성 등의 측면에서 비교 우위적 가치를 지닌 대상을 무형문화재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며 새로 발굴되거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내용들도 있다.

따라서 동해안권 어촌문화에 대한 학제적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를들어 어촌의 생태적 조건,어로기술체계,어로조직,어장의 소유형태와 그 이용,지역적 혈연적 조직,인생의례와 연중행사,어민의 신앙전승 가치체계 등을 민속생태학,민속상징학,민속경제학,민속정치학,민속문화학,민속사회학 등의 접근방식을 토대로 어촌사회문화의 전형성을 발견하고 이를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동해안 어업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어촌 공동체의 지속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 어로요와 혼용 현상 추적을”

주제발표 ② 강원도 어업노동요의 전승 현황

>> 김혜정 경인교대 교수



한국은 세 면이 바다여서 다종다양한 어업노동요가 발달해 있다.

동해안은 남해안과 서해안의 경우와 지형적 차이가 있고 이에 따라 어업 환경과 조업 방식 등에서 차이가 난다. 따라서 동해안 지역의 독자적인 어업노동요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해안의 어업노동요에 대한 연구나 관심은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해 보인다.

동해안 어업노동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이유는 일본 어업노동요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지형적 상황으로 인해 동해안에서는 일본과의 교류가 있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고 서해안에서는 중국과의 교류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문화적 혼용이나 접변이 어떻게 일어나고 어느정도 혼용이나 혼종현상이 만들어졌는지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일어난 시기나 원인,그러한 음악적 양상에 대해서도 면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강원도의 어업노동요 자료 가운데 악보와 음원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악보와 음원이 필수적인데 이 자료가 충분치 않음으로 기존에 조사된 음원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또 음악적 특징을 살펴보면 가사와 음악에서 일본의 영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상을 확대하고 다양한 시점의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추적,관찰한다면 일본음악이 한국화되는 현상이나 변화 등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목선 부산 삼나무·속초 소나무 제작”

주제발표 ③ 속초 배목수 전용원 구술사

>> 김인섭 속초문화원 사무국장

속초는 동해안 북단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징으로 인해 북한에서 월남한 실향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항구가 발달됐다.

항구가 발달된 속초이지만 배목수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속초에 거주하고 있는 전용원씨는 1952년생으로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도목수 아버님의 작업현장을 어릴 때부터 보며 도목수일을 배웠기에 무초지역의 과거와 현재까지를 구술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전용원씨의 부친은 지역을 대표하는 목수로 1967년 강원도지사 표창,1975년 보건사회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목선 제작과정은 선주와의 협상에서부터 시작한다. 1987년의 경우 25t 배 한 척이 230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선주와 가격 협상이 끝나면 합판에 도면을 그린 후 부산으로 내려가 삼나무를 켠다. 내부쪽은 소나무를 쓰기 때문에 양양이나 속초 제재소에서 구입했다. 이후 용골을 도면을 보고 만든다.

용골모양은 서해안과 동해안 배의 특징이 된다. 동해안 목선의 용골 폭은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다. 같은 동해안이라도 배의 모양이 조금씩 달랐다.

배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기 위해 삼나무 껍질과 마끼다라는 풀로 메웠는데 그것을 밥을 친다고 말한다. 선미 공정은 워낙 정교한 작업이고 선미 공정이 도목수의 예술적 성취도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배가 완성되면 진수식을 갖는다. 진수식을 하게 되면 배에 깃발을 거는데 이 깃발을 보고 선주의 인심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종합토론]

 

 

“해안마을 별신굿 보존·계승 대책을”

>> 김경남 한중대 전통문화학과 교수

강원도는 해양문화를 간직한 수국(水國)이다.

강원도 동해안 해안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별신굿도 이러한 맥을 이어왔다.

신의 보호 속에 마을의 질서와 안녕을 회복하며 마을 구성원간의 화합과 자긍심을 일깨우고 신명나는 축제의 장이 바로 별신굿이다.

동해안 지역의 별신굿은 다른 축제와 함께 전통축제로 가꾸어 강원도의 역사와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민족문화특소의 하나다.

강원도 해양문화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강원도의 전통 마을 제의의 모습으로 현재에도 전승되는 기우제,산신제,우물제,성숭배신앙(남근제의) 등도 소중한 마을 제의로 인식,그 보존과 계승 대책을 확립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강원동해안별신굿제의’,‘강릉강문진또배기제의’,‘삼척신남의 남근제의’의 강원도무형문화재 지정의 개연성을 타진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어로요 경연 실시 등 적극적 보급을”

>> 곽상록 고성어로요보존회장

어로요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게 점차 어려워 지고 있다.

어로요는 과거 어부들이 손으로 하던 작업의 능률을 올리고 힘겨움을 줄이기 위해 부른 노래들이지만 어업 작업이 기계화·현대화 됨에 따라 자연히 사라지고 있다.

또한 당시 어로요를 기억하고 있는 어부들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청년들의 탈어촌 현상으로 그나마 보존, 계승되고 있던 어로요조차 전수자들을 찾지 못해 점점 사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지난 2015년 반암리 반바위 후리소리, 공현진 곰바위 미역따기 소리, 고성명태잡이소리 등 어로요가 강원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어로요 보존에 대한 각종 노력과 관심을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제부터라도 학생들 방과후학교 교육 시간 등을 활용, 어로요 보급 활동을 활발히 하고 강릉단오제 사투리 경연대회 처럼 영동지방 어로요 경연대회를 실시해 어로요 보존·계승해야한다.

 

 

“배목수 구술사 어업문화 이해 귀한 자료”

>>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구술사 연구는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는 자료를 사료화하고 공공성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작업이다.

이런 측면에서 ‘배목수 전용원 구술사’는 강원도의 어업문화를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생각된다.

자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제보자 선정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전씨가 지난 1980년대 초까지 아버지와 작업한 점,1980년대 이후 FRP가 활성화되면서 목선이 쇠퇴,목선 제작이 그리 많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전씨의 경우 ‘목선 쇠퇴와 도목수의 변화’라는 주제의 주요 제보자가 될 수 있다.

또한 1960년대 이전의 작업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지금도 생존하고 있는 고령의 제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또 속초의 어업환경,목수 구성과 역할,목수의 대우·금기,도면 작성 재료,선박 제작 재료 구입 및 운반, 선박 부분 명칭 등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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