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한국문학관 춘천 유치 좌담회]

▲ ‘국립한국문학관 춘천 유치 좌담회’가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려 문학관 유치 활동 상황과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심창섭 춘천문인협회장,박민수 한국문학관 춘천유치실행위원장,전상국 한국문학관 춘천유치위원장,윤용선 문화커뮤니티 금토 이사장. 사효진

전상국 한국문학관 춘천유치위원장
문학에 대한 관심 전국적
도민 유치 염원 한목소리



윤용선 문화커뮤니티금토 이사장
강원도 걸출한 문인들 다수
유치활동 계기 자존감 회복



박민수 춘천유치실행위원장
문학적 역량·역동성·의미
객관적 관점서 춘천 우수



심창섭 춘천문인협회장
강원도, 문학으로 단결
미래로 가는 원동력 얻어



한국 문학의 역사를 대표하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에 춘천이 도 대표로 유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내달 부지선정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내 문인들은 지난 16일 김유정문학촌에서 좌담회를 갖고 춘천의 경쟁력과 유치활동의 의미를 강조했다. 특히 “건립 지역 선정 과정에서 정치적 개입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 전상국

초반 도내 3곳 유치 희망
지역 분열될까 깊이 우려


△전상국 :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로 문학에 대한 관심이 지역주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이만한 때가 없었다. 춘천을 비롯한 강원도 전체가 한국문학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도민들의 유치 염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예술단체와 주민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 전무후무한 경우로 한국문학관 유치를 넘어서 좋은 전기로 삼아야 할 사례다.

△심창섭 : 초반 도내 3개 시·군에서 유치에 나섰을 때 한국문학관으로 인해 강원도가 분열되는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강원도가 모처럼 뭉쳤다.

△윤용선:문화계는 물론 경제계,시민사회단체 등도 관심을 갖고 함께 하는 것을 봤을 때 문학관 유치가 도민들이 하나로 뜻을 모으는 측면에서 큰 매개체가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문학이 갖는 파급력이 이렇게 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에 있어서도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한다.

△박민수:초기에는 원주,강릉, 춘천이 문학관 유치 열정을 갖고 있었다. 강릉은 동계올림픽에 힘을 쏟기 위해 포기했다고 하지만 지역 갈등을 우려해 깊은 마음으로 배려한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주도 도내 후보지로 춘천이 선정되자 즉각 지지한다는 입장 보였다. 강원도로서는 보기 드물게 결속·통합한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 심창섭

수도권 우위 고정관념 타파
균형발전 위한 선택있어야


△전상국 : 이번 문학관 유치 활동을 통해 ‘국립시설은 대도시에만 세워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일부 주변사람들이 갖고 있는 ‘서울·수도권에 유치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역 균형발전면에서 ‘지역에도 유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문학을 수용하고 문학관 유치 후 발전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심창섭 : 그동안 문화시설 대다수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제는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 또한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 통일시대에 맞춰 춘천의 위치가 갖는 의미를 강조해야 하는 이유다. ‘분단도’라는 특수성과 ‘캠프페이지’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유치 타당성은 충분하다.

△박민수 : 문화시설은 서울에 있어야만 된다는 것은 과거적 논리다. 교통 등 여러가지 여건이 달라졌다. 문학관 하나가 들어서는 것은 그 지역의 정체성과 역동성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서울쪽에서도 적극적으로 문학관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이제는 반드시 서울을 벗어나야 한다.


 

▲ 윤용선

강원도 문학적 소양 풍부
지역 스스로 너무 겸손해


△윤용선 : 과거부터 현재까지 돌이켜봤을때 강원도가 소외된 지역이었다고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문학에서만 봐도 강원도만큼 풍부한 문학적 소양의 자산이 돼준 지역 많지 않다. 강원도 풍광과 삶 속에서 태어난 문학 작품들은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강원도의 우수성을 내세우지 못하고 스스로에 대해 너무 겸손했다.

△박민수:국립문학관 유치 활동을 계기로 춘천이 갖고있는 문학적 역량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다른지역으로 비교했을때 문학적 역량과 역동성,품고있는 의미가 뛰어난 것을 알게됐다. 우리가 춘천에 살기 때문에 ‘아전인수’격으로 춘천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관점과 여건에 있어서 우수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상국 : 문학관 유치 활동에 나서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문학적 자산과 역사적 가치를 되돌아보고 인식이 달라졌다. 특히 강원도는 김유정 문학촌, 이효석 문학관 등의 도내 문학 시설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작가와 작품세계를 통해 지자체들이 정체성을 찾고 관광자원화 한 사례는 강원도가 독보적이다.


 

▲ 박민수

문학으로 통일시대 준비
‘분단도’인 강원이 최적지


△박민수 : 통일을 미리 준비해야한다. 문학은 정신·사상을 담는다. 문학이 주도해 남북통합, 민족통합을 이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분단국가이자 분단도인 강원과 춘천은 최적합지다. 지금까지는 서울 중심의 이남에서 문학적 역할을 많이 했다면 이제는 춘천을 중심으로 한 이북이 한국 문학을 새롭게 통합하는 과제를 실현해야 할 때다.

△심창섭 : 6·25 전쟁 등 대한민국의 상처와 치유, 또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문학관을 춘천에 둬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명제이자 과제라고 생각한다.

△윤용선 : 통일 후 분명히 남북 문학에 대한 문제 논의될 시점이 있을 것이다. 춘천은 통일 후 북한문학까지 아우를 수 있는 최적지다. 캠프페이지가 분단시대 아픔의 현장이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수십 년 동안 통제됐던 공간이었다. 상징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통일 후 까지를 대비한다면 그보다 더 적절한 곳은 없다.


옥석 선택 위해 공정경쟁
정치·힘의 논리 배제돼야


△심창섭 : 전국적으로 이렇게 많은 지자체가 문학관 유치 뛰어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지역마다 나름대로 지지선언 등 유치 열기가 뜨겁다. 문학관 위치가 선정된 후가 걱정이다. 전국 분열의 계기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그래서 선의의 경쟁 필요하다. 옥석을 가리돼 정치력이나 힘의 논리로 결과가 좌우되면 안된다.

△윤용선 : 결정 과정에 있어 정치적인 힘이 작용해 순수하지 못한쪽으로 흘러가면 강원도가 그동안 받아왔던 소외감이 더 크게 다가 올 수 있다. 정치적 행위가 개입될 경우 결과에 따라 탈락 지역에 정신적 타격이 있을 수 있다.우려되는 부분이다.

△박민수:정부가 공정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수밖에 없다.


문학관 유치 과정 의미 커
변방 의식 대신 자존감을


△전상국 : 이번 유치 활동을 하며 도내에서 문인으로 활동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다. 문학의 가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또한 우리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로도 삼아야한다. 또 유치 하지 못하더라도 도민이 하나 되고 새롭게 나가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박민수 : 이 기회에 우리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문학적 자원이 이렇게 풍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문인들이 자신을 재 인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이 됐다.

△윤용선:이제 ‘변방 의식’은 버려야 한다. 문학계만 하더라도 도내 걸출한 문인들이 많다. 그러나 정작 강원도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잘 모른다. 이제 문학관 유치 활동을 계기로 자존감을 찾고 진취적인 마음을 가져야한다.

△심창섭 : 문학관 유치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패배의식’이 아니라 강원도가 문학으로 하나 되고 한목소리를 냈다는 통쾌함은 가장 큰 보람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큰 힘을 얻은 토대가 됐다. 이것이 가장 큰 의미이자 수확이다. 정리=안영옥 okisou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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