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휴게소서 산행 시작
12km 구간 약 4시간 소요
길 평탄하지만 바람 매서워
방한·미끄럼 방지 장비 필수
인근 양떼목장 등 즐길거리

▲ 선자령 정상을 오르고 있는 등반객들.  서영
▲ 선자령 정상을 오르고 있는 등반객들. 서영
#눈꽃산행,환상의 코스
대관령 휴게소 주변에 차를 세우고 본격 산행에 나선다.평일이면 드넓은 주차장에 차가 거의 없다.최근엔 눈이 많이 내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눈꽃산행을 위해 찾는다.
등반코스는 보통 들머리인 대관령 휴게소에서 출발,국사성황당을 지나 동해전망대와 새봉을 거쳐 풍력발전단지까지 올라 평탄한 눈덮힌 초원지대를 걸어 정상에 오른다.하행길은 반대편으로 내려와 하늘목장 사거리를 지나 샘터와 풍해조림지를 거쳐 양떼목장 옆길을 통해 대관령휴게소로 원점회귀한다.하지만 바람이 거세고 기온이 뚝 떨어진 날에는 보통 올라간 길 그대로 그 길을 따라 내려오면 된다.
휴게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 국사성황사가 나타난다.이곳은 대관령국사서낭을 모신 곳으로 국사성황당이라고도 부른다.여기서 200m 정도만 올라가면 포장도로와 합류한다.산길을 오르다보면 어느새 눈앞으로 설경을 맞게된다.
걸음걸음마다 ‘뽀드득 뽀드득’찍히는 눈도장과 소리가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kt통신 중계소까지 지어진 길은 포장도로이지만 아쉬움은 없다.눈에 덮혀 포장도로 인지 잘 모르고 올랐다.중계소를 지나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산길로 접어든다.여기서 부터는 본격적인 설산행이다.늦봄부터 초가을까지는 야생화가 천지라지만 지금은 보이는 건 눈 뿐이다.눈꽃이 제대로 펴 그야말로 ‘설상의 화원’이라 불릴만 하다.
얼마되지 않아 동해전망대를 만났다.강릉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멀리 동해바다가 보인다.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었다.눈길을 지나니 넓게 펼쳐진 능선이 한 눈에 들어왔다.걷기는 수월해졌지만 온 몸으로 바람에 맞서야 했다.정말 차고 강한 바람이었다.저 앞으로 위용을 자랑하는 풍력발전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윙윙 소리가 딴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바람을 이기며 능선을 한참 걷자 멀리 산자락에 표지석이 눈에 들어왔다.정상이다.마지막 스퍼트를 냈다.
▲ 선자령 정상에 있는 백두대간 선자령 표지석. 백두대간 1400㎞의 중간지점이라는 설명도 있어 이곳이 한반도의 중심부임을 알 수 있다.
▲ 선자령 정상에 있는 백두대간 선자령 표지석. 백두대간 1400㎞의 중간지점이라는 설명도 있어 이곳이 한반도의 중심부임을 알 수 있다.
드디어 성인키 세배도 넘을 듯한 위용을 자랑하는 하얀 표지석을 만났다.앞면에는 ‘백두대간 선자령’표시가,뒷면에는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의 지형도가 새겨져있다.선자령 정상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1400㎞의 중간지점이라는 설명도 있어 이곳이 한반도의 중심부임을 알 수 있다.
어떻게 산 정상이 이렇게 평평할 수가 있는지 신기하다.그래서 목장이 가능한 것이다.그나마 표지석이 세워진 정상은 조금 바람이 잦아들었다.사진 촬영을 산이 허락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신기하게 바람이 그 곳에서만 조용했다.
내려오는 길은 빠를 수 밖에 없었다.이날 오전 10시쯤 산행을 시작해 12시를 넘긴 시간,배가 고팠다.지나온 길을 고스란히 되돌아가며 속도를 냈다.보통 정상에서는 보통 반대편으로 하산한다.
하늘목장사거리를 지나 샘터와 풍해조림지를 거쳐 양떼목장 옆길을 통해 대관령휴게소로 회귀하는 12㎞, 4시간 코스다.하지만 이날은 그냥 온길로 돌아왔다.체감온도 영하 20도의 기온이 발목을 잡았다.다음을 기약하고 아쉬움을 접었다.
▲ 동해전망대에서 강릉과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감탄을 자아내고있는 등반객들.
▲ 동해전망대에서 강릉과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감탄을 자아내고있는 등반객들.

#선자령 설산행 주의할 점
선자령은 백패킹의 성지로 알려졌다.길이 쉽고 고도도 그리 높지 않아 가볍게 생각하고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하지만 막상 시작지점에 서면 칼바람이 굉장해서 몸이 떨렸다.선자령은 일년 내내 바람이 부는 곳이다.겨울엔 무조건 보온이 우선이다.귀를 덮는 모자와 방한장갑,두꺼운 다운재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중무장이 필수다.쌓인 눈으로부터 미끄럼 방지를 위해 아이젠과 눈길을 걷는 만큼 무릎까지 덥는 스패치 착용은 기본이다.그 정도로 눈이 쌓이고 바람의 기세는 매섭다.스틱은 산이 경사가 완만해 보통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하행시 필요할 수 있어 가져가는 것이 좋다.정상에서 언 몸을 녹이는 따뜻한 온수(or 커피)를 준비하면 그만이다.

▲ 양떼목장에서 만날 수 있는 양의 모습.
▲ 양떼목장에서 만날 수 있는 양의 모습.
#즐길거리-양떼목장

대관령 휴게소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양떼목장을 찾아도 좋다.도심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양을 직접 보고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어 연인,친구,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입장료가 있다.대인 4000원,소인 3500원,경로 및 장애인 각 2000원이다.
눈이 많이 쌓인 만큼 겨울 방문은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으면 목장 산책길을 올라갈 수 없다.양들을 만나는 것도 신기하지만 목장 정상에서 만나는 온통 순백의 세상은 동화의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 호

#먹거리-횡계 오삼불고기

산행에 언 몸을 녹이는 방법 중 제일은 먹거리다.그중 횡계 거리 뒷골목 허름한 식당에서 맛본 오삼불고기는 그만이다.두툼한 오징어와 삼겹살에 맛난 양념이 제대로 버무려져 불판에 지글지글 익으면 하얀 밥위에 올려 비벼먹어도 좋고,그냥 쌈에 먹어도 안성맛춤이다.외양은 허름하지만 전통을 자랑하는 이 집의 오삼불고기는 전국에 마니아를 둘 정도로 유명하다.순대국밥 등 다른 요리도 기가 막히다.오삼불고기 1인당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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