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수습하고 사고 원인 등 선체조사위원회 활동 과제

세월호가 3 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 국민 앞에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녹슬고 상처 난 선체 그대로가 수면 위로 나타나자 우리들 마음은 다시 저 3 년 전의 기억하고도 싶지 않은 안타까운 장면을 연상하고 즉시 참절비절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어디서 울부짖는 어린 학생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듯 얼굴을 감싸며 코끝이 찡해오는 느낌을 외면할 수 없다.
이렇게 하루 만에 인양에 성공할 일이었다면 어찌하여 그동안 차일피일했는지 묻게 되고,이렇게 크게 어렵지 않게 선체를 떠올릴 일이었다면 어찌하여 그동안 그토록 심한 논쟁을 했는지 묻게도 된다.우리는 행위나 실천 이전에 편을 갈라 지나치게 따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든다.하여간 일단 선체를 보게 됐으니,갖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선체를 완전 인양해 예상대로 내달 4,5일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무사히 도착할 것을 기대한다.
지금부터 해야 할 기본적 사안은 9 명 미수습자를 즉시 수습하여 1073 일째 애끊는 기다림으로 바다를 향해 부르짖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다.물론 선체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육지로 올린 다음 사고 원인 규명 등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다.선체 정리에 이어 희생자 304 명의 유품 수습 전달 혹은 보관은 필수이며,그야말로 샅샅이 조사하고 낱낱이 정리하여 백서를 펴내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선체 인양에 이르러 다시 한 번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특히 삶을 꽃피워 보지 못하고 스러진 어린 학생들의 영혼에 사죄의 마음을 표하길 마다 않는다.그와 동시에 사고 뒤 그 후속 대책보다 이념을 앞세워 그동안 논쟁을 벌인 것은 차마 해선 안 될 일이었음을 고백한다.다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해체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은 것 또한 고인들에 부끄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모든 이념을 접고 진실하게 사고 그 자체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사고 원인이 무엇인지,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어떠한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 마땅하다.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특조위 해체 이후 선체조사위원회특별법이 최근 공포·시행된 사실이다.합리적으로 조사가 진행돼 전 국민이 공감할 수습책 및 향후 대안이 제시된다면 세월호의 비극은 물론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 또한 어느 정도 치유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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