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인구감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몇 해 전부터는 인구감소로 지역이 통째로 사라지는 ‘지방소멸’ 개념이 나오기 시작했다.강원도 또한 우리나라 총 인구의 3%에 불과하다.젊은 층은 도시로 떠나고 고령화 되어가는 농촌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청년을 만나보았다.
“맥주마을 꿈꾸며 매일 성취감에 취해요”

홍천 정운희 씨

2015년 서석면에 게스트하우스 오픈
협동조합 건립·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태국에서 제법 잘 나가는 청년사업가였던 정운희(34)씨는 20대 후반에 흔히 말하는 성공 반열에 올랐다.많은 돈을 벌어보기도 하고 원하는 일들을 해오며 살다보니 하루하루 쫓기며 살 수밖에 없었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기보다는 보여주는 모습을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진짜 자유를 찾기 위해 40여 개 나라를 돌아다닌 끝에 얻은 결론이 ‘시골에서 살아야겠다’였다.

“외국여행하면서도 도시보다는 오지나 시골마을을 주로 다녔어요.한국에 들어와서는 살고 싶은 오지를 찾으려고 산골과 섬을 샅샅이 뒤졌죠.그 결과 2015년 이곳 홍천 서석면에 게스트하우스를 열게 됐어요.”

▲ 홍천에서 맥주마을을 꿈꾸고 있는 청년사업가 정운회씨는 ‘청년아 농촌을 부탁해’ 콘서트 등 다양한 농촌활력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 홍천에서 맥주마을을 꿈꾸고 있는 청년사업가 정운회씨는 ‘청년아 농촌을 부탁해’ 콘서트 등 다양한 농촌활력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해방 이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맥주 원료인 홑 재배가 왕성했던 마을 이야기를 듣고는 바로 홑 재배에 나섰다. 이후 ‘용오름 맥주마을 협동조합’을 만들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농산물을 브랜딩해 마을에 열정과 노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지역 주민들과 협업하여 홑 맥주 효모로 만든 샴푸나 마스크팩을 만들고 효모 버블목욕 체험,홑 차 밭 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개발했다.이 외에도 뮤지션과 함께 만드는 ‘청년아 농촌을 부탁해’ 콘서트와 지역 어르신이 필요한 물품을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으로 대신 구매해 배달하는 ‘용오름 보부상서비스’ 등 다양한 컨텐츠를 사업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많은 일을 해치우며 성취감에 빠져 있다는 정운희. 홑 재배로 활기를 띄던 마을의 과거를 기대해본다.



“농사부터 파티플래너까지 신나는 일 가득”

평창 최지훈 씨

귀향 후 청년 공동체 네트워크 구축
주민·자연·문화 어울림 활동 활발

몇 번의 산과 강을 지나야 나오는 평창의 한 마을에 자리 잡은 최지훈(33)씨.평창에서 태어났지만 학업을 위해 도시에 살다가 성인이 되어 다시 평창에 들어왔다.

“군대 문제랑 개인적 사정상 쉬러 고향에 왔는데 처음엔 지루하고 재미없는 날들이었어요.그러다 시간이 많으니까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것들이 생각나더라고요.”

최지훈의 활동 범위는 제한적이지 않다.농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돕고 새로운 일을 만들기도 한다.지역의 식재료를 이용해 소셜다이닝과 파티를 열고 지역 예술가들과 공연·전시 등을 기획하기도 한다.주로 집의 농사일을 돕고 동네 사람과 장소에 대한 에피소드로 글을 써 블로그에 연재하기도 한다.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의 소소한 문화기획이나 여행 가이드도 하게 된다고.

▲ 청년사업가 최지훈씨가 지역 어린이들과 함께 요리를 만들고 있다.
▲ 청년사업가 최지훈씨가 지역 어린이들과 함께 요리를 만들고 있다.
“청년들이 취약한 부분이 네트워크인 것 같아요.그래서 평창군청년공동체 ‘별난청년들’을 만들어 우리끼리 자주 모이고 서로 돕고 있어요.청년들 주축으로 봄에는 폐교를 개조한 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에서 네트워킹축제 ‘감자꽃 봄소풍’을 열고 여름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여름캠프’를 진행해요.가을에는 ‘자연영화제’,겨울에는 ‘성탄극장’을 함께 만들며 자연과 문화가 평창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데 힘쓰고 있어요.” 영농인,문화기획자,작가,강사,파티플래너,청년창업가,블로거 모두 최지훈을 나타내는 단어이다.음식 만드는 걸 좋아해 먹어줄 사람이 필요하고 따뜻한 공간이 좋아 함께 즐길 사람이 필요하다는 그의 곁에는 늘 사람이 모이고,모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한혜진    춘천이 품고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예술이 좋아 문화예술판에 들어오게 되었고 지역 예술가&지역 청년들과 함께 호흡하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무수히 많은 호기심 스위치를 켠 채 살고 있다.   -2011~2015 춘천시문화재단 정책기획팀 홍보·문화예술지원사업 담당 등   - 2017.6 ~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문화·관광기획
▲ 한혜진
춘천이 품고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예술이 좋아 문화예술판에 들어오게 되었고 지역 예술가&지역 청년들과 함께 호흡하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무수히 많은 호기심 스위치를 켠 채 살고 있다.
-2011~2015 춘천시문화재단 정책기획팀 홍보·문화예술지원사업 담당 등
- 2017.6 ~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문화·관광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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