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숙의 미·식·공·감(美·食· ·感)
산야초계 ‘에델바이스’ 간 개선 탁월
500고지 이상 산간 습지서 자생
톡 쏘는 알싸함과 쌉사름한 풍미 특징
안토시아닌+비타민A·C+식이섬유 풍부

▲ 겨우내 수확해 특수한 방법으로 연중 보관하는 갓냉이
▲ 겨우내 수확해 특수한 방법으로 연중 보관하는 갓냉이
‘밥 먹기는 봄같이 하고,국 먹기는 여름같이 하며,장 먹기는 가을같이 하고,술 먹기는 겨울 같이 하라’는 말이 있다.이는 우리의 음식문화가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각 지역별로 사계절에 따른 지리적 특성에 따라 고유의 향토음식이 발달돼 있다.현존하는 최초의 고 조리서인 허균의 도문대작(1611년)은 식재료와 음식에 따른 명산지와 그 특성을 잘 나타내 주고 있어 식문화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눈여겨보았음직한 옛 음식백과사전이다.당대 조선의 팔도 음식의 특성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주목할만한 식재료가 바로 ‘갓냉이’이다.

문대작에서 지역적 특산물 중 강원도 음식을 살펴보면 철원,화천,평강,회양군에서 즐겨왔던 음식으로 갓냉이 김치가 있다.또한 조선후기에 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로 된 조리서적인 음식디미방에도 산갓침채로 소개돼 있기도 하다.갓냉이는 ‘Cardamine Komaroui Nakai’ 라는 학명으로 십자목과 식물이다.쟁이냉이,산갓,물냉이,후추풀 등으로 불리는데 그 이름처럼 갓 특유의 쌉싸래하면서도 톡 쏘는 알싸한 상쾌함으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입맛을 돋우어 준다.

갓냉이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안토시아닌(anthocyanin)뿐 아니라 비타민 A와 C,그리고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돼 있다.또한 간 해독 능력과 간기능 개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국 각지의 습한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우리나라 토종 산야초 이기는 하지만,그 명맥과 활용 요리법들이 잊혀짐에 따라 현재는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지방에서만이 그 자취를 어렵게 발견할 수 있다.강원도 철원을 중심으로 한 중산간 습지와 경북 봉화 산간지역에 주로 서식한다.여러 차례 재배를 목적으로 시도를 해왔으나 추운 계곡주변이나 500고지 이상의 산간의 습지에 자생하는 특성이 있어 재배에는 아직까지 어려움이 있다.마치 눈 사이를 헤치고 피어나는 토종 산야초계의 ‘에델바이스’라고나 할까.때문에 한겨울 야생에서의 채집 후 나름대로의 저장 방법을 통해 연중 활용한다.

▲ 갓냉이 국수
▲ 갓냉이 국수
>>> 철원 갓냉이 국수

디자인을 전공한 철원 출신 사장이 어릴 적 할머니께서 해주시던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갓냉이라는 토종 산야초에 대한 신념을 품고 십여년전부터 배낭을 메고 직접 전국을 다니며 연구한 끝에 오픈한 식당이다.

디자이너 답게 매장 인테리어도 할머니의 스토리가 담긴 현무암 멧돌과 몽돌 등을 활용했으며,음식점을 오픈한 취지에 맞게 심심하고 예스런 재료의 맛 그대로를 재현해 놓았다.비록 조리전공은 아니지만 끊임없는 메뉴개선과 갓냉이에 대한 열정으로 지난해 열린 제 1회 철원 오대쌀 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단품이던 메뉴들을 코스화로 엮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한우 버섯전골과 들깨죽의 여운을 코스 내내 함께 하는 보라색 갓냉이 국수의 은은한 알싸함으로 말미암아 깔끔한 마무리를 선사해 준다.


>>> 푸드디렉터 염혜숙

-푸드 컨설팅 전문 업체 ‘Style-Yum’대표.
-한국 식생활 교육원 이사.
-농림부 주관 ‘쌀사랑 요리대회’ 심사위원.
-영동대 호텔외식조리학과 외래교수 출강.
-쿠켄, CJ, 오뚜기, 피자헛, 파리바게뜨, 농심, 풀
무원, MBC, EBS 등 푸드스타일리스트 활동.
-숙명여자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식문화 석사 졸업.
-프랑스 파리 Ecole des Fleuristes de Paris D’art de la Francais table 수료.저서=김영사 ‘홍차 Black Tea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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