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중심=양구’ 지정학적 위상 높이며 인프라 조성
2002년 국립지리원 인증 통보
도민 향토관·역사관 배양 효과
테마공원·천문대 등 시설 건립
매년 배꼽축제 개최 의미 되새김

동경 128도02분02.5초, 북위 38도03분37.5초.우리나라의 4극 지점의 교차점이자 대한민국의 국토정중앙인 강원도 양구군 도촌리 산 48번지의 좌표다.지난 2002년 국립지리원은 헌법3조의 영토조항(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을 근거로 극동(울릉군 독도 동단 동경 131도52분20초),극서(평북 용천군 마안도 동경 124도11분45초),극남(제주도 마라도 남단 북위 33도 06분40초),극북(함북 온성군 유포진 북단 북위 43도00분35초) 등 우리나라 4극 지점을 기준으로 이곳을 국토정중앙으로 확인했다. 이로부터 15년이 지난 현재 ‘국토정중앙’인 양구에서는 천문대와 국토정중앙테마공원이 들어서는 등 ‘하드웨어’부문은 어느 정도 진척을 보고 있지만 관광 명소화 등 ‘소프트웨어’부문은 아직까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기획취재 ‘국토정중앙 양구,한반도 배꼽인가’를 통해 ‘국토정중앙’ 양구의 나아갈 방향을 알아본다.

■ 발견 과정

강원도의 변방의식을 떨쳐내고 통일시대를 대비한 지정학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던 강원도민일보 부설 강원사회조사연구소 김중석 소장(현 강원도민일보 사장)은 2001년 12월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인 4극 지점을 교차하는 방식의 국토정중앙을 찾아냈다.

지난 2002년 섬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동서남북 4극지점을 기준으로 양구군 도촌리를 국토정중앙을 확인할 때까지 ‘정중앙’에 대한 공식적인 기준은 커녕 제대로된 논의조차 없었다.단지 국립지리원이나 지도 등에서 극동과 극서,극남,극북 등만이 공식 좌표점으로 언급되고 있었을 뿐이다.

▲ 청춘양구 배꼽축제 전국 밸리댄스 경연대회
▲ 청춘양구 배꼽축제 전국 밸리댄스 경연대회
4극 지점을 기준으로 국토정중앙을 설정한 일본 효고현 니시와키시와 미국 레바논시 등의 사례를 연구한 김 소장은 2002년 국립지리원과 강원대 김창환 교수팀에 측정을 의뢰해 동경 128도02분02.5초,북위 38도03분37.5초인 양구군 도촌리 산 48번지가 ‘국토정중앙점’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국립지리원은 “한 나라의 중심은 인구와 산업,경제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소극적 입장을 보였지만 대다수의 지리학자들은 “4극 지점의 정중앙좌표는 상식선에서 뚜렷한 전제가 있기 때문에 시비의 소지가 없어 새로운 학술적 체계와 기준을 만들어가면 된다”는 주장을 폈다.이렇게 찾아낸 국토정중앙점에는 전문기관의 최종 확인을 거쳐 2002년 5월 8일 가로 10㎝,세로 10㎝,높이 50㎝의 표지석이 매설됐다.

■ 추진 현황

▲ 국토정중앙 휘모리 조형물
▲ 국토정중앙 휘모리 조형물
국토정중앙점 발견 이후 강원발전연구원은 지난 2002년 9월 25일 관련 포럼을 처음 개최했다.전문가들은 이 포럼에서 “국토정중앙의 발견은 그동안 낙후 및 소외의식에 젖어 온 강원도민들에게 새로운 지역관,역사관,향토관을 심어줄 수 있는 상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특히 2002년 11월 대한지리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처음으로 국토정중앙에 대한 연구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지리학자들은 “국토정중앙이라는 지리적 자원은 지역의 가치를 키우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돋워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국토정중앙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무궁한 자원이 되지만 이를 통한 형상화 작업이 병행될 경우 그 가치는 극대화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2003년에는 각계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국토정중앙개발추진위원회가 출범했고 2004년에는 양구 국토정중앙 천문대 건립사업이 국비지원 대상사업으로 포함되기도 했다.도와 양구군은 국토정중앙지대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일본 정중앙지대(경위도 교차점)인 효고현 니시와키시를 벤치마킹했다.2005년부터는 지리교과서와 지도 등에는 국토정중앙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기 시작했고 초·중등 지리교사들의 국토정중앙의 지리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프로그램이 매년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양구군과 국토정중앙개발추진위원회는 국토정중앙을 활용하기 위해 정중앙지대에 있는 군부대 사격장을 군과 협의를 거쳐 이전했으며 1단계 국토정중앙 테마공원조성사업을 완료하고 현재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또한 국토정중앙 상징탑을 건립하고 국토정중앙 천문대를 개관했으며 지난 2008년부터는 국토정중앙을 의미하는 ‘배꼽축제’를 매년 여름철에 개최하고 있다. 진종인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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