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육현장의 경고-사라지는 학교,떠나는 선생님
도교육청, 내년부터 고등학생 수 급감 예측
교육부 학교 통·폐합에 도내 학교 수 반토막
3년째 초등교원 임용시험 미달·유출도 심각

강원교육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학생,학교,교사 기반이 모두 흔들리면서 지역 공동체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학생수 감소,학교 통폐합 가속화,교사 부족에 시달리는 강원교육의 현 주소를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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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10년새 6만명 감소


평창 가평초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했다.양양 상평초 공수전분교장,삼척 근덕초 동막분교장,횡성 갑천초 금성분교장은 2년째 입학식을 열지 못했다.올해 신입생이 없는 학교는 14곳,신입생이 1명인 곳은 24곳이었다.2015년부터 2017년까지 50개교가 신입생을 맞이하지 못했으며 78곳이 ‘나홀로 입학식’을 치렀다.

강원도내 학생이 사라지고 있다.도내 초·중·고교생 수는 10년만에 6만명이 감소,전체 4분의 1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사라졌다.2007년 22만9311명이었던 초·중·고교생 수는 올해까지 10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2010년 21만4916명,2011년 20만8283명,2012년 20만1546명 등 20만명 선을 아슬아슬하게 지켜온던 도내 학생수는 2013년 19만4534명을 기록한 이후 빠른 속도로 감소세다.2016년 17만4288명으로 2013년과 비교해 3년새 2만246명이 줄어든 학생수는 올해 16만7591명으로 16만명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내년부터다.도교육청은 내년부터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학생수가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올해 5만603명인 도내 고교생 수는 내년 4만7345명으로 추락,5만명 선이 붕괴될 전망이다.2022년에는 3만8620명으로 추산된다.올해와 비교해 1만2000여 명이 줄어든 규모다.도내 전체 학생수도 2018년 16만3405명에서 2022년15만1508명 등으로 줄어 2023년에는 14만명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 학교-교육부 기준 절반은 통·폐합

교육부의 학교 통·폐합 칼날에 도내 초·중·고의 절반은 문을 닫아야 될 처지에 놓였다.면·도시·벽지 60명 이하,읍 지역 초등 120명 이하,중등 180명 이하,도시지역 초등 240명 이하,중등 300명 이하인 교육부 통·폐합 권고 기준에 따르면 현재 664개교 중 47.4%에 달하는 315교는 통·폐합 대상이다.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통·폐합 기준을 완화하고 있지만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막아내진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도 없다.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통·폐합 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그 사이 2013년과 2014년 각 5곳,2015년 2곳,2016년 8곳 등 3년새 20곳이 문을 닫았다.올해는 홍천 속초초 노천분교장 등 4곳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현원철 강원교육희망재단 상임이사는 “학교가 통·폐합 되면 마을 구심점이 사라져 지역 황폐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교육청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통·폐합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사-초등교사 3년째 미달

강원 교육계는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마저 없다.도교육청은 최근 9월1일자 초등교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결원의 62%에 해당하는 규모를 기간제 교사로 대체했다.결원은 68명이지만 임용후보자명부 등재 인원은 26명에 불과,나머지 42명을 기간제 교사로 메웠다.초등교원 수급에 차질이 생긴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 같은 사태는 예견됐던 결과다.강원도는 3년째 초등교원 임용시험 미달이다.2015학년도 0.9대1을 기록한 임용시험 경쟁률은 2016학년도 0.7대 1,2017학년도 0.6대1 등 지속적인 하락세다.기간제 교사 풀마저 바닥나 타 시·도에서 기간제 교사를 구해야 하는 실정이다.현직교사의 유출도 심각하다.지난 2014년부터 올 8월까지 교단을 떠난 초등교사는 총 305명이다.도교육청은 이 중 90%는 타 시·도 임용·이직을 위한 의원면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도교육청이 추산하는 타 시·도 임용·이직을 위한 의원면직 교원은 2014년 62명,2015년 76명,2016년 90명 등 3년째 상승세다.올해 의원면직된 초등교원 48명 중 93%인 45명은 타 시·도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교대 출신 대부분이 서울로 빠져나가는 점도 강원교육계가 해결해야 될 숙제다.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현직 포함 춘천교대 출신 중 한해 평균 62명이 강원교단 대신 서울 초등교사가 됐다.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초등교사가 된 춘천교대 출신은 310명에 달한다.민병희 도교육감은 “2019학년도부터 지역가산점이 현 3점에서 6점으로 확대,현직교원 유출 해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춘천교대 지역인재전형 정원 증원 역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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