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5년 특별기획] 2017 강원리포트
2. 교육현장의 경고 - 대학 벼랑끝에 서다

2. 교육현장의 경고 - 대학 벼랑끝에 서다

지역대학에 위기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이제 신입생은 모셔와야 하는 ‘을’의 처지가 됐다.정부는 재정지원사업과 정책을 연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문을 닫는 대학은 현실의 문제가 됐다.교수들 입에서도 스스럼없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이 나온다.학생들은 대학 퇴출과 폐과를 걱정해야 한다.강원도 대학들의 현실을 진단한다.

>>> 입학정원·대학재정 압박- 4년제 대학 10곳 3년새 1200명↓ 전형료 인하 ‘울며 겨자먹기’

대학들이 위기를 체감하는 가장 큰 척도가 입학정원 감소다.강원도내 4년제 대학 10곳은 최근 3년새 입학정원이 총 1200여 명이 줄었다.입학정원 감소 폭이 가장 큰 대학은 강원대다.2015년 4986명이었던 입학정원은 다음해 4586명으로 400명 감소하더니 올해는 4487명으로 2015년과 비교해 499명 줄었다.가톨릭관동대는 2015년 2203명에서 2016년 2165명, 2017년 2105명으로 감소했다.강릉원주대 역시 같은기간 1972명,1873명,1833명으로 2년간 139명 축소됐다.한림대는 2015년 1840명에서 올해 1711명으로,연세대 원주캠퍼스는 1528명에서 1466명으로 입학정원이 감소했다.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지금 이 상태로라면 2023년에는 고교 졸업생수가 대입지원자보다 16만명 가까이 모자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그 여파는 수도권보다 지역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재정압박도 위기다.도내 대부분의 대학들은 10여 년간 등록금을 동결,재정난을 호소해왔다.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대입전형료 인하를 지시,상지대를 제외한 도내 대학들이 다음주 2018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부터 대입전형료를 인하한다.국·공립대 중에서는 춘천교대가 평균 인하율 21.7%로 가장 큰 폭으로 인하했으며 강원대 10.8%,강릉원주대는 10.6%를 각각 낮추기로 했다.사립대의 경우 연세대 원주캠퍼스가 16.5% 인하 계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한림대가 15%로 뒤를 이었으며 가톨릭관동대 14.7%,한라대 10% 등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이 10% 이상 낮추기로 했다.

모든 전형에서 3만원을 받던 경동대는 3.3% 인하를,상지대는 이미 책정된 전형료가 다른 대학들과 비교해 낮다고 판단해 전형료를 동결하기로 했다.강원대와 춘천교대,강릉원주대 등 도내 국·공립대는 내년 입학금도 폐지한다.

김중수 한림대 총장은 “대학이 잘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게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지나치게 재정 축소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좁아지는 사회진출 문 - 평균 취업률 50∼60%대, 지역내 지식 전달자 역할 미진

취업률도 도내 대학들이 해결해야 될 과제다.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졸업생의 취업 현황’에 따르면 도내 대부분의 대학들의 취업률은 50~60%대다.이는 학교조사 없이 공공DB 연계로만 이뤄진 조사로 졸업자 중 건강보험 DB연계 취업자를 단순 나눠 산출된 결과다.강원대의 경우 지난해 기준 졸업생 4826명 중 건강보험 DB연계 취업자는 2402명으로 취업률 49.7%를 기록했다.한림대는 53.5%였다.가톨릭관동대 50.4%,상지대 56.4%를 보였으며 경동대는 72.4%로 비교적 높았으며 한라대는 60.9%다.

이렇다 보니 취업 우선 정책으로 지역내 지식 전달자로서의 역할은 미진하다.강원연구원은 정책메모 ‘강원도 지역혁신과 대학의 역할’을 통해 도내 대학 간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연구원이 분석한 ‘도내 대학들의 공동연구 네트워크 연결정도 중심성 부분’에서는 강원대가 0.843으로 강원도 공동연구 네트워크상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연결정도 중심성은 공통연구 네트워크상에서 가장 많은 기관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연결정도 중심성이 높을수록 관련 네트워크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는 뜻이다.하지만 강원대 이외에 서울대(0.327),연세대(0.203) 등 국내 유명 대학들의 연결정도 중심성도 높아 지역내 대학들의 공동연구 보다는 지역 외 대학과의 공동연구가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강원연구원은 “도외 대학간의 공동연구가 도내 대학간의 공동연구보다 활성화 돼 창출된 지식이 지역내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 부실대학 정리 현실화 - 한중대 폐교 절차에 지역대학 ‘충격’ 경쟁력 확보 집중

동해 한중대는 지난달 말 교육부로부터 폐쇄명령 행정예고가 됐다.교육부는 한중대가 법인전입금과 적립금이 전무해 중·장기적으로 교육환경 개선 및 학생지원과 관련된 투자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했다.한중대가 사실상 폐교 절차를 밟자 지역 대학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특히 2015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도내 16개 4년제·전문대 중 8곳이 하위그룹에 포함됐던 강원도로서는 대학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당장 내년 앞으로 다가온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역시 강원도내 대학들의 후폭풍이 예상된다.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는 권역별로 나눠 실시될 예정이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던 기존보다는 지역대학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하지만 강원도는 대구·경북권과 경쟁하게 돼 대학들은 저마다 대학 체질개선에 한창이다.

육동한 강원연구원장은 “대학들마다 개별적인 역사와 현실을 가졌기 때문에 대학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여러 사회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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