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날개를 펼친 형상 공작산
생태공원 각종 향토수종 감상
산소길도 용담계곡 등 볼거리
사찰 방문외 타지 관광객 북적

홍천 수타사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 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할까 말까.’(양희은 ‘가을아침’ 일부)

강원도의 짧은 가을이 아쉬운 사람들이 찾으면 좋을 만한 곳이 있다. 걷기에 부담이없지만 고즈넉한 사찰의 기운을 듬뿍 담아올 수 있는 곳. 홍천 수타사가 그곳이다.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공작산. 강원 홍천군 동면 덕치리에 위치해 있고 홍천읍에서 바라보면 거인이 하늘을 향해 누워있는 듯하고 산세가 공작이 날개를 펼친 모습과 같다해 붙여진 이름의 공작산, 그 기슭엔 수타사가 있다. 가는 길이 험하지 않아 걷기 좋고 가을 바람에 풍경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펴지는 숨은 천년 고찰(古刹)이다. 옛날 신라 성덕왕 7년에 원효대사가 세웠고 원래 우적산에 있는 일월사였다가 세조 3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수타사라 불리기 시작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 돼 폐허로 남아 있다가 인조 14년에 다시 만들기 시작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취재팀이 11월 초,늦은 가을과 이른 겨울의 사이에 찾아간 수타사는 앙증맞지만 늠름한 기개를 품고 있었다.

강원도의 짧은 가을이 아쉬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라도 하려는 듯이 수타사의 가을은 아직은 시간이 멈춘 듯 완연했다. 길목 마다 걸음을 멈추고 사진찍기 바쁘던 한 무리의 관광객이 보였는데 그들은 교회에서 놀러온 단체였다. 그들 중 한 명이 혼잣말로 “걷기 딱 좋다”며 “답답했던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라고 말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수타사는 도내 여느 큰 사찰에 비해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아도 절 주변을 에워싸는 공작산의 곡선미와 촘촘하게 심어져 있는 산길의 나무들, 중간중간 보이는 식물들이 은근한 매력을 뽐낸다. 이날 유독 경기지역이나 대전 등 타지역에서 수타사를 찾은 관광객이 많았다. 수타사에서 3년동안 근무했다는 관계자는 “타 시도에 있는 절보다도 규모가 작은데도 의외로 멀리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절뿐만 아니라 주변 생태숲이나 산소길을 걷고 싶어서 겸사겸사 찾아오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공작산에 푸근하게 둘러싸여있는 수타사와 그 주변 길은 그야말로 가수 양희은의 ‘가을아침’ 노래가사에서처럼 ‘파란 하늘 바라보며 커다란 숨을 쉬니 드높은 하늘처럼 내 마음 편해지는’ 풍경이다. 아무생각없이 훌쩍 떠났다가 속세의 잡념을 털어놓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당일치기 여행으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절에 들어가는 길목에는 생태숲과 산소길로 향하는 길이 나있다. ‘공작산 수타사 생태공원’은 사찰 일대 163ha의 넓은 산림에 자생식물과 향토수종을 심고 복원한 역사문화 생태 숲이다. 땅을 오롯하게 덮고 있는 지피식물과의 붓꽃, 섬초롱, 옥잠화, 은방울, 원추리 등의 식물을 볼 수 있고 꽃을 피워내는 풀의 종류인 금낭화와 매발톱, 삼지구엽초, 참나리, 오미자, 산수국, 투구꽃 등의 식물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수타사 산소길’은 홍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용담계곡 등의 볼거리와 숲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자연 속의 공간이다. 송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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