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희   강릉시장
▲ 최명희
강릉시장
서울과 강릉을 잇는 고속철도인 경강선 KTX의 본격 개통을 앞두고,지난 16일 시승체험 일환으로 고속열차를 타보는 기회를 가졌다.결론적으로 말해 평생 잊을 수 없는 꿈만 같은 하루였고 감개무량 그 자체였다.

예전에 서울살이도 했었고 업무 등으로 수도권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심리적으로 참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 바로 서울이다.그런 서울을 강릉에서 KTX를 타고 1시간대에 간다니 설레기도 하고 새삼 기분이 남달랐다.철도를 놓기 위해 그동안의 엄청난 노력과 함께 고생했던 시민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출입문이 닫히자 강릉역을 뒤로 하고 열차가 부드럽게 출발했다.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자,국내 최장 산악터널인 21.7㎞의 대관령 터널을 통과하는 데 6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실제 이날 최고속도 시속 250㎞로 달렸지만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열차 내부의 안락한 공간 분위기와 넉넉한 좌석간격은 만족감을 더했다.어느 고속열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승차감을 느꼈다.다만 백두대간을 관통하는 강릉~원주 구간은 34개의 터널로 이뤄지다 보니,강원도의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많이 볼 수 없다는 게 단지 아쉬울 뿐이었다.

경강선은 강원도를 통과하는 첫 KTX 노선으로 1973년 태백선 개통 이후 강원도에 철도가 새로 놓인 건 44년 만이다.그동안 백두대간에 가로막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강릉을 포함한 강원 영동지역 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최고 시속 250㎞로 달리는 경강선 KTX는 올림픽 기간에는 주 교통수단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을 더 빠르고 더 많이 더 편안하게 태워 나를 것이다.올림픽 이후에는 관광과 경제 철도로서 수도권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경강선은 다양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강릉에서 갈 수 있는 행선지가 앞으로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한창 공사 중인 동해남부선과 연결되면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된다.향후 동해북부선이 개통되면 동해안을 중심으로 북한,중국,러시아 등 환동해권 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올림픽만을 위해 개통하는 것이 아니라 영동권과 강원도,나아가 환동해권의 가치를 높여 준다는 데 큰 의의를 갖는다.

얼마 남지 않았다.오는 12월 KTX가 개통되면 올림픽을 앞두고 수도권시대가 열린다.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도록 개통 초기에 전국적인 붐을 일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이제 고속열차의 성공적인 안착 여부가 우리에게로 넘어온 셈이다.

특히 철도 개통 초기 두 세달이 매우 중요하다. 달리 보면 올림픽 손님맞이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교통 체증도 없고 시간도 빠르지만 조금의 불편함도 없이 보고,즐기고,먹고,느끼고 갈 수 있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커피 한 잔,회 한접시도 정성과 친절로 대접해야만 더 많은 사람들이 강릉으로 오게 될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다른 도시의 역사가 읍내,시내와의 거리가 멀지만 강릉역은 강릉 시내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이용객들이 시내 곳곳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시내버스 노선도 마련될 것이다.

이러한 철도 이용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제때에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애물단지가 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지역관광과 연계한 KTX철도 관광상품 개발,시민의 서비스 개선 의지와 도시문화 콘텐츠의 힘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낸 타 지역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분명 올림픽과 올림픽의 최대 유산인 경강선 KTX는 강릉과 영동권 발전의 획기적인 기폭제가 될 것이다. 관광과 투자를 이끄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역사적인 기회를 성공적인 결실로 연결시켜야 한다. 철도를 놓기 위해 전 시민이 힘을 모았듯이, 또 다시 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혜를 필요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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