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 이야기] 독립서점
‘책방마실’ ‘서툰책방’ ‘깨북’ 등
동네 골목 문화공간 자리매김
독립출판물·무명작가 작품 판매
강연회·소규모 콘서트도 열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남녀는 6개월 뒤에 만나기로 했지만 서로의 일상에 묻혀 약속을 잊는다.그리고는 6년만에 우연히 남자는 작가로,여자는 그 작가의 사인을 받기위해 찾아온 팬으로,파리의 한 ‘책방’에서 만나게된다.(영화 ‘비포선라이즈’)
#‘동네책방’의 희귀하고 오래된 책들을 모으던 뉴욕의 한 작가가 우연히 알게된 영국의 한 헌책방에 평소 자신이 구하고 싶었던 희귀본을 주문했다.책방주인은 원하는 책을 찾아 보내주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작가와 주인은 편지도 주고받는다.편지에는 작가가 꼭 찾고 싶어하는 헌책과 거창하지 않지만 서로의 마음이 담긴 따뜻한 선물이 담겨있다.(책 ‘채링크로스 84번지’)
이 모든게 책방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책방을 매개로 서로 다른 형태이지만 공통의 따뜻한 감성이 오고간다.특히 요즘은 두 사람이 함께 팔을 쭉 뻗으면 꽉 찰 것같은 아담한 공간에 책과 커피,맥주,담요,엽서 등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봤을 때 없는게 없는 ‘독립서점’이 눈에띈다.
동네책방은 골목도 살린다.실제 프랑스 파리의 한 골목에 위치한 ‘셰익스피어컴퍼니’는 지역의 명소를 넘어 전세계인이 찾는 곳이 됐다.이 책방은 과거 헌책을 빌려주거나 가난한 예술가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실제 미국 소설가 헤밍웨이가 1년간 머물기도 했다.이처럼 도내에도 속초 ‘완벽한날들’을 비롯한 다양한 책방들이 골목을 지키는 문화 공간이 됐다.특히 단순히 책을 파는 개념을 넘어 이른바 ‘북스테이’로 하루 머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 곳도 있다.강릉의 ‘깨북’에서는 지역을 테마로 한 엽서를 판매해 사람들에게 추억을 동시에 판다.또 다른 책방 ‘물고기이발관’은 출판과 입점을 모두 진행하는 작업실도 한켠에 마련돼 있어 찾는 사람들의 즐거움을 더한다.
춘천에서 독립서점을 3개월 째 운영중인 한주석(30·서툰책방)씨는 “책방을 운영하는 일은 흔히들 좋아하는 일을 하기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차린다는 인식이 있다.하지만 그보다 하나의 독립된 일로써 여느 직장인들이 최선을 다해 일을 하듯 서점도 열정을 다해 운영해야 유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무엇보다 독자들이 책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적절한 공간에 잘 추려서 배치하는게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씨와 함께 서점을 운영하는 정승희(25·여)씨는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가져다 놓기도 했지만 점점 손님들의 취향을 더 존중하게 됐다”며 “점차 퇴근길에 편안하게 책방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고 있어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부 같은 듯 또 다른 모습으로 계속해서 지역문화를 책임질 책방들의 행보가 기다려진다.송혜림 ▶동영상 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