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90여 일 앞으로 바짝 다가서고 있다.지방선거는 풀뿌리민주주의를 정착·발전시켜가는 바탕이 된다.선거를 얼마나 공정하게 치르고 얼마나 유능한 인물을 뽑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결정된다.그만큼 중요한 선거다.각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이 선거를 통해 다시 형성된다.지난달 평창올림픽이라는 국가 대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 못지않게 이번 지방선거를 잘 치러야 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엄청난 뉴스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방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살풍경을 봐야 했다.그러나 다음 달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불구대천의 원수처럼 말 폭탄을 주고받았던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그 다음 달 5월에 만나겠다고 한다.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이르지만 일단 먹구름이 걷히고 말로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이 천지개벽을 해도 구체적인 내 삶의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소용없다.이런 점에서 지방선거는 세상의 변화를 내 것으로 수렴해 내는 일이다.그 핵심은 역시 옥석을 가려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다.최근 전직 대통령들의 잇따른 몰락과 각계로 번져가는 미투(metoo)운동은 이번 선택에도 많은 시사점이 될 것 같다.그 선택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적인 것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는 좋은 지도자를 뽑고 지도자 역시 옆에 좋은 인재를 둬야 한다는 얘기다.이것은 고금을 막론한 정치의 요체다.맹자도 제나라 선왕을 만나 “오래된 나라(故國)라는 것은 우람한 나무(喬木)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를 이어 헌신하는 좋은 신하가 있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그는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을 기용할 때는 신분 고하와 친소 관계를 뛰어 넘어야한다”며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어떤 사람에 대해 주변 모두가 현능(賢能)하다 해도,여러 대부(大夫)가 다 현능하다 해도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나라 사람이 다 현능하다 하는 경우 살펴서 써야한다.반대로 주변 모두가 나쁘다 해도,여러 대부가 나쁘다 해도 그대로 믿지 말아야 한다.나라 사람들이 다 나쁘다고 한 뒤에 살펴서 내쳐야 한다.”지방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일꾼을 뽑는 일이다.한쪽 말에 휩쓸리지 말고 제대로 살펴야 한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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