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 매봉산 웅장한 산맥
허공 가르는 바람개비·풍차 이국적
물과 숲이 어우러진 연화산 둘레길
역사,문화,자연의 울림 담긴 태백산
연두빛 봄의 향연, 청정자연의 선물

‘4월’,말만 들어도 마음 설레이는 봄.‘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가 가장 많이 고개를 드는 계절.이 멋진 봄날 ‘방콕’은 싫다.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따뜻한 봄햇살 아래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어여쁜 뭉게구름도 어서 어서 집밖으로 나오라고 유혹한다.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에는 자연을 벗삼아 유유히 걷는게 좋다.태백의 산과 숲길은 자연과 사람이 나란히 걷는 최고의 별천지이다.새색시 마냥 울긋불긋 온갖 꽃들로 화사하게 치장도 했다.큰 돈도,준비물도 필요없다.편한 운동화나 손잡고 이야기꽃을 피울 동행만 있으면 된다.길을 찾는다면 답은 태백이다.

>>>> 매봉산길

‘무릉도원’이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는 매봉산길은 우리를 동화속 나라로 안내한다.걷는 내내 화려한 풍광과 새들의 합창연주 속에 눈·귀가 호강한다.지루할 틈이 없다.고랭지배추밭과 풍력발전단지가 멋진 하모니를 이루면서 이국적이고 동양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뜀박질을 하고 싶을 정도의 긴 농로,끝없이 펼쳐진 웅장한 산맥을 보고 있노라면 ‘야호’ 소리가 절로 나온다.

허공을 가르고 돌아가는 바람개비 발전기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바람개비 모형물, 대형 풍차와 함께 푸르른 자연을 벗삼아 걷는다면 누구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잠시 눈을 감고 자연의 숨소리도 들어보자.멋진 풍경 속 무슨 포즈를 취해도 인생 최고의 걸작 사진이 탄생한다.7∼8월이면 파릇파릇한 배추가 빽빽이 들어차 초록의 바다를 연출한다.우거진 나무숲이나 꽃밭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광활한 고원의 탁트임은 엄지척이다.

>>>> 연화산길

연화산길은 물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 탓에 온종일 거닐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음악을 들으며 걷겠다고 굳이 이어폰을 귀에 꽂을 필요는 없다.걷는 내내 자연의 연주가 함께 한다.연화산길은 산의 형상이 연꽃처럼 생겼다고 해 이름 붙여진 둘레길이다.정상에 서면 해발 1000m가 넘는 산과 봉들이 손을 맞잡은 듯 끝없이 펼쳐져 감탄을 자아낸다.가는 길목마다 탁월한 조망의 능선길,시냇물 소리를 벗삼아 걷는 계곡길 등 명품길들이 쉼없이 펼쳐져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

가는 길손 쉬어가는 나무의자와 정자에 몸을 맡긴채 담아온 물로 목을 축이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평화롭다.송이재를 오르다 땅을 밟으면 속이 비어있는 듯 땅이 울리는 곳을 지나는데 여름철에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고 겨울에는 부근의 땅이 녹아있는 냉혈이다.산세가 다소 험하지만 정상인 옥녀봉에 다다르면 청정 자연의 선물이 우리를 맞이한다.

>>>> 태백산길

역사,문화,자연의 울림을 모두 느끼고 싶다면 태백산길이 제격이다.주목군락의 설경만으로 태백산을 평가한다면 당신은 ‘길 초보’.태백산은 겨울눈꽃과 함께 사시사철 경치가 빼어나다.봄에는 처녀총각의 마음을 들뜨게하는 산철쭉,진달래의 군락지가 장관을 이룬다.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주목의 고고한 자태도 여전하다.당골계곡에서는 맑은 시냇물 소리과 함께 연두빛 봄의 향연이 시작됐다.

산에 올랐다면 절은 필수다.천제단 아래 작은 사찰인 망경사가 있다.동서남북 어디서도 아름다운 자연이 눈에 가득 담긴다.단종을 추모하는 단종 비각,사시사철 맑은 물이 솟아나는 용정 등 역사·문화의 숨결도 느낄 수 있다.정상에는 옛 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돌을 쌓아 만든 제단인 천제단이 있다.이른 아침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일출풍경을 보는 것도 좋다.암벽이 적고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남녀노소,연령불문 누구나 오를 수 있다. 김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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