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했다.물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오염의 원인이 되는 자동차 이용을 먼저 줄이겠다는 취지다.그러나 하루 이 정책을 시행하는데 드는 비용이 50억 원이나 들었다.세 차례 이 정책을 쓰면서 150억 원을 쓴 것이다.그러나 차량 통행량은 1.2~2.3% 줄었는데 그쳐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서울시가 손을 들었다.

서울시가 엄청난 돈을 들여가면서 이 정책은 쓴 것은 고육지책일 것이다.그러나 결국 세금만 축낸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중도에 그만 두고 말았다.미세먼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저감대책이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미세먼지 원인도 복잡하고 따라서 대책을 세우는 것도 그만큼 어렵다.지금까지는 주로 중국의 황사와 공장지대와 도시 매연이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우리나라 내부에도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오랜 기간 누적돼 온 구조적 미세먼지 발생의 메커니즘을 일도양단으로 해결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이다.그 원인이 어디 있든 일상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올라 있다.6월13일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후보들도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것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증요법으로는 한계가 있다.장기적으로 과도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산업정책과 생활방식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한편으로 미세먼지를 중화하고 피해를 저감시킬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이런 점에서 도심의 숲이 미세먼지를 잡는 해결사로서의 역할이 새롭게 주목된다.산림청의 분석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가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미세먼지 저감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무 47그루 당 경유차 1대의 연간 미세먼지 배출량(1680g)을 흡수한다고 한다.서울시 전체 산림이 미세먼지 40% 가량을 처리하는 꼴이다.물론 이밖에 다양한 공익가치가 있다.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공익가치는 연간 100조 원이 넘는데 국민 1인당 250만 원 가량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미세먼지가 생활풍속도를 바꿔 놓을 지경인데 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오늘도 여기저기서 뭉텅뭉텅 녹지가 잘려나간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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