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주문진역 건설 계획
교항리 일대 도로명 철둑길 유래
열차 플랫폼 등 공사 잔재 그대로
철로 부지 대부분 주거지·도로
현실적으로 옛철길 재사용 불가
동해북부선,달리지 못한 열차의 출발지인 강릉지역에는 이 처럼 일제강점기 시절에 건설하려던 철도 잔해가 곳곳에 남아 있다.미완의 옛 철길 흔적은 주로 해안가와 현재 동해안 간설도로인 7번 국도 주변을 따라 이어진다.연곡천과 주문진읍 신리천 등의 하천 하류에는 과거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제강점기 철도 교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더 북쪽으로 올라와 주문진읍 중심하천인 신리천에도 교각의 흔적이 남아 있다.주문진읍 교항11리 김윤기(83) 옹은 “현재 주문진 중심 교량인 ‘신리교’ 옆 서측으로 과거 일제강점기에 철도를 놓으려던 교각이 줄지어 서 있었다”며 “철도 레일만 깔면 기차가 운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신리천의 철길 교각은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는 모두 사라졌지만,하천 북쪽의 제방둑에는 교각과 연결되는 옹벽 콘크리트 잔해가 무성한 수풀 속에 일부 남아 있어 이곳이 예전에 철도 교각이 지나가던 곳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신시묵 주문진읍장은 “시내 동(洞)지역의 철도 부지는 강릉시로 이관이 됐지만,읍·면 지역은 여전히 국유 부지로 관리되고 있고,지적도에도 ‘철도’를 뜻하는 ‘철’ 지목이 뚜렷하게 표시돼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 철길 부지가 지금은 주택가 및 도로 등으로 활용되고 있어 옛철길을 동해북부선 철도로 다시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해방과 6·25 전쟁,분단을 거치면서 남쪽 양양∼북쪽 안변을 잇는 철도는 폐쇄되는 운명에 처했으나 남쪽에서는 지난 1961년 5월에 당시 삼척군 북평∼명주군(현 강릉시) 옥계 간 17.4㎞ 철도 개설에 이어 옥계∼경포대 간 32.9㎞ 철도가 1962년 11월에 새롭게 개통되기도 했다.경포대역은 현재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가 위치하고 있는 경포 바닷가에 자리잡고 ‘관광 경포’의 견인차 역할을 했으나 1979년 폐쇄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김형익 강릉상공회의소 회장은 “강릉∼고성 제진 북부선 철도길이 건설되면 서울∼강릉,서울∼속초와 함께 동해선까지 한반도 동∼서,남∼북 철도망이 완성되면서 동해안 관광·경제발전에 기념비적 이정표가 세워질 것”이라고 했다.
특별취재반/최동열·이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