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만명 방문 6차산업 희망이 ‘모쿠모쿠’ 피어났다
< もくもく: 모락모락,뭉게뭉게 >

일본 유명 농장 모쿠모쿠팜이 있는 미에현 이가시는 과거 그림자라고 불리는 닌자를 양성했던 대표 지역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비밀스러운 곳이었다.사실상 이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는 조용한 시골동네였지만 최근 세계 곳곳에서 6차산업을 연구하고 견학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모쿠모쿠팜의 정직원은 120여명,관련 종사자들까지 더하면 10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주말이면 수천평의 주차장이 가득찰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한해동안 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으로 발전했다.

조용한 농촌이 연기나 냄새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의태어로 나타낸 ‘모락모락’ 또는 ‘뭉게뭉게’라는 의미의 일본어 ‘모쿠모쿠’처럼 맛있는 냄새와 함께 직원 모두의 웃음이 가득한 농촌형 관광단지로 변신했다.

▲ ①모쿠모쿠팜 내에 위치한 축사.방문객들이 직접 소에게 먹이를 주며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잘 관리되고 있다.
▲ ①모쿠모쿠팜 내에 위치한 축사.방문객들이 직접 소에게 먹이를 주며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잘 관리되고 있다.
과거 닌자 양성 비밀스러운 곳
농장·레스토랑·온천·숙박 갖춰
남녀노소 인기 농촌형 관광단지
 
가축학교·빵 만들기 등 체험
농촌·농업 모든 것 경험 가능
 
직원 120명 관련종사자 1000명
주변농가 생산 참여 일자리 창출



▲ ②모쿠모쿠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지역 농축산물 판매장에는 신선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②모쿠모쿠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지역 농축산물 판매장에는 신선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농촌 모든 것 갖춘 관광단지


일본 모쿠모쿠팜은 14㏊ 규모의 광활한 대지 위 다양한 농장과 수제공방,체험교육장,레스토랑,숙박시설,온천,판매장 등 모든 것이 갖춰져 하나의 마을로 불린다.1988년 소시지와 햄 가공공장으로 탄생한 이곳은 이후 쌀,채소,과수,대두,버섯 등을 생산하는 농업과 낙농업까지 발을 넓혔다.또 소시지공방,햄공방,빵공방,향토맥주공방,두부공방 등 직접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갖췄다.지역 농가들이 직접 생산하는 채소와 과수,쌀,화훼 등을 직영으로 판매하는 직거래 장터와 농장 내 각종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먹이주기 체험장,교육장,놀이시설 등도 운영하고 있다.사실상 농촌·농업에 대한 모든 것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또 유통망을 확대해 인터넷 쇼핑과 회원 판매,통신판매,직영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을 통해 일본 전역에 신선한 가공품들과 식품들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농촌 관광단지답게 직영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 농산물 브랜드화와 품질향상을 위해 연구시설도 갖췄다.모쿠모쿠팜은 농업을 6차산업화한다는 목표아래 지역 농업과 관련된 생산과 가공,유통을 한자리에서 해결하고 지역농산물과 체험,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농촌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③모쿠모쿠팜의 산책로.
▲ ③모쿠모쿠팜의 산책로.
# 다양한 체험거리가 장점


이곳에서는 100여가지의 유료와 무료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연령별 특성을 살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갖췄다.또 대부분 가족단위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특성을 살려 정주시간을 연장하고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체험프로그램들을 구체화했다.아이들이 햄만들기,빵만들기,수확 체험 등을 할 동안 부모들은 농산물 판매장에서 신선한 채소를 구입하고 이곳에서만 생산된 가공품들을 직접 쇼핑하며 시간을 보낸다.또 일본 유명 맥주마스터가 운영하는 수제맥주공방에서 체험을 통해 맥주를 직접 만들어보고 맛볼 수 있으며 곳곳에 위치한 쉼터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농업과 연계한 볼거리와 놀거리도 무궁무진하다.다양한 축산 관련 재료를 제공하는 가축 학교가 서커스와 함께 운영,아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농장내 건물 외관과 인테리어를 독특하게 꾸며 결혼식과 각종 연회장으로도 인기가 많다.친환경을 가장 큰 테마로 운영되는 각종 시설에는 자동판매기 음료가 없다.각 상점마다 텀블러를 가져오면 음료수 가격을 할인해주고 유리병에 담긴 음료수를 구매한 후 공병을 반납하면 일부 금액을 다시 돌려주는 이벤트도 운영하고 있다.또 오후 3시가 지나면 입장료를 받지 않고 모든 제품들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저녁 장을 보러나온 지역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 ④모쿠모쿠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지역 농축산물 판매장에는 신선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④모쿠모쿠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지역 농축산물 판매장에는 신선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발상의 전환, 일자리 창출

모쿠모쿠팜 대표는 마츠오 히사유키씨다.1983년 돼지고기 유통업을 하던 그는 당시 농가들이 많이 키우던 검은 돼지를 이용한 사업을 구상하던 중 돼지고기를 활용해 각종 소시지와 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1988년 모쿠모쿠 공장을 설립했다.하지만 첫해 여름부터 심한 적자가 계속됐다.인구가 8000명에 그치는 마을과 산속에 위치한 지리적 환경 때문에 하루 종일 노력해도 공장을 찾는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

그때 마츠오 대표는 마케팅과 홍보에 집중했다.우선 여성들의 지갑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았다.“사람들의 소비행태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면 생필품을 구매하는 소비와 여가를 보내는 소비로 나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마츠오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소시지 만들기 체험이 인기를 끌자 이를 본격화해 농촌관광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가정이 생활비로 분류되는 소비를 줄이는 습성과 최근 여행이나 여가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소비 특성을 고려해 두 가지를 한번에 할 수 있는 관광형 농장을 생각해냈다.그 대안이 현재의 모쿠모쿠팜으로 발전했다.농장의 인기가 높아지며 자체 생산 물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주변 농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자연스레 지역전체가 모쿠모쿠팜을 운영하는 주체가 됐다.

작은 역사가 위치한 시골 마을에서 연평균 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유명 농촌관광단지로 변신할 수 있었던 이유다. 김도운

▲ ⑤모쿠모쿠팜에서 직접 발효해서 만드는 수제 맥주는 과일향이 강해 맥주애호가들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박상동
▲ ⑤모쿠모쿠팜에서 직접 발효해서 만드는 수제 맥주는 과일향이 강해 맥주애호가들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박상동


“젊은 직원들 농업전문가로 성장 독려 지자체와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

모쿠모쿠팜 마츠오히사유키 대표

Untitled-2.jpg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2시간여를 달려 미에현 이가시 농장에 도착하자 땀투성이가 된 작업복 차림의 중년 남성이 성큼성큼 다가온다.여름 볕에 검게 그을린 얼굴 에 흙이 잔뜩 묻은 바지를 입은 그는 급하게 옷매무새를 바로잡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은 뒤 악수를 청했다.그가 모쿠모쿠팜 대표 마츠오 히사유키씨다.그의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모쿠모쿠팜의 인기 비결은.

“일본에서 맛집은 줄을 서서 먹는 것이 자연스럽다.한국도 비슷하다 들었다.일본도 다양한 체험농장이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맛있는 것이 중요하다.맛있는 음식과 선물로 사갈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생각한다.맛을 보고 또 다시 방문해 사가게 되고 농장을 오지 못하면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등 연쇄적으로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특히 모쿠모쿠팜에서 직영하는 레스토랑은 일본 전역으로 진출해 있고 청년창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체험농장에 조언을 한다면.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한다.대충 따라가기 보다 지자체와 연계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불경기에 모쿠모쿠팜도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은 경험이 있다.다른 곳을 그대로 답습해 만들려고 하지말고 나름대로 특색을 살려야한다.특히 방문객들의 의견을 적응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소통을 통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하는지 수렴하고 환경과 특성에 맞는 체험농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다.”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다면.

“시골마을이라 자칫 젊은 직원들이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다.그래서 회사와 관련된 소속을 떠나 농업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양성하고 독려한다.직원 각자가 농장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다양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이곳의 직원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모든 직원들이 직접 경영을 하고 다양한 농사를 짓는 것을 모두 소화해 낸다.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농장에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이 시골마을을 떠나지 않는다. ” 김도운 helpkim@kado.net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